미국의 신고가, 우리는?
한국의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6월에도 감소하면서 7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나아질 것이라던 정부의 예측은 빗나갔다. 미·중 무역분쟁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줄어도 너무 많이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6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5% 감소했다. 2016년 1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이런 기류가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쪽 수출이 24%나 줄었는데 아직 나아질 기미가 없다. 연말은 돼야 중국 쪽 수출이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있었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휴전이 결정됐지만, 금방 수출 실적이 회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이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원화가 급격하게 약세를 보인 것에 대해 걱정이 많다. 오히려 이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6월 이후 신흥국 통화 중에서 원화가치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빠른 편이었다.

증시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지고 있어 새로운 유동성 장세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다. 한국 증시가 아직은 이런 기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본다.

외국인 투자자가 보이고 있는 패턴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때 환차손을 우려해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익이 예상되니 그대로 머무르거나, 투자 확대에 나섰다.

그런데 최근에는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보다 약세를 나타내는 시점에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원화가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이니 조정받을 때 사 모으는 게 아닌가 싶다.

일본과의 외교 문제도 있고, 내부적으로도 국내 경기가 극심하게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돼 가면서 한국 시장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강세를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