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2천700회 여진…"앞으로 반년간 3만4천회 더 날 것" 하루 간격으로 규모 6.4와 7.1의 강진이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더 큰 지진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차츰 잦아드는 모양새다.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재발할 확률은 현재 3%로 전날(6%)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번 지진이 캘리포니아를 가로지르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에 영향을 미쳐 '빅원'(Big one)으로 불리는 대지진이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했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그 가능성도 아직은 낮다고 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지질조사국(USGS)은 향후 수일 내에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뒤따를 가능성을 27% 내외로 추산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지질학자 에길 호크손은 "앞으로 한 주 동안 아마 한두 차례 정도 그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현재 3%로 전날(6%)보다 확연히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진(前震·앞서 발생하는 비교적 작은 지진)에 이은 본진(本震·일련의 지진 중 가장 큰 지진)이나 강력한 여진은 통상 수 시간에서 수일 내에 발생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큰 지진이 뒤따를 가능성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캘리포니아주(州)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 인근에선 4일과 5일 이틀 연속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규모 6.4로 측정된 4일 지진이 '전진'이고, 7.1이었던 5일 지진이 '본진'이라고 보고 있다.
이 지역에선 이후 현재까지 최소 2천700건의 여진이 발생했다.
평균 1분 간격으로 지진이 이어졌던 셈이다.
이중 규모 5.0 이상의 여진은 6건이었다.
규모 4.0이 넘는 지진은 42건, 규모 3.0 이상은 340건으로 집계됐다.
호크슨은 이 지역에서 앞으로 6개월 동안 규모 1 이상의 여진이 3만4천건 이상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샌안드레아스 단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캘리포니아의 해안산맥을 1㎞ 이상 길이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은 규모 7.8 이상의 대지진을 일으켜 캘리포니아 남부 대도시들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재난영화의 소재로 종종 사용됐다.
1906년 이 단층에서 규모 7.9의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샌프란시스코 시내가 폐허가 돼 약 3천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USGS 소속 지질학자인 수전 허프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수일간 모하비 사막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이 샌안드레아스 단층을 자극해 지진이 촉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모하비 사막은 샌안드레아스 단층과 가장 가까운 지점을 기준으로도 240㎞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USGS 소속 전문가들은 샌프란시스코만(灣) 지역에 샌안드레아스 단층의 활동으로 2030년 이전에 규모 6.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70%에 달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앙 주변 주민들은 여전히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천막이나 자동차에서 생활하고 있다.
리지크레스트 주민 재키 로버츠는 "앞으로 사흘간은 이렇게 지낼 예정"이라면서 "(이웃들도) 모두 밖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진이 재발하거나 식수가 다 떨어질 것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리지크레스트를 돌아본 뒤 "언뜻 피해가 없는 듯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경제적 피해가 1억 달러(약 1천17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