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교역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저유황유 공급량을 내년부터 6배로 늘린다.

SKTI는 석유 반제품을 혼합해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해상 블렌딩 사업’을 확대해 저유황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2만3000배럴(158.9L)에서 내년 9만 배럴로 확대한다고 7일 발표했다. SKTI는 싱가포르 앞바다에 떠 있는 유조선을 빌려 이 같은 사업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계열사인 SK에너지가 울산공장에 짓고 있는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내년 4월 가동을 시작해 하루 4만 배럴을 추가로 생산하면 SKTI가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저유황유 총량은 하루 13만 배럴로 6배 가까이 늘어난다.

IMO는 내년부터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최대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는 ‘IMO 2020’을 시행한다. 고유황 중유를 써오던 선박들이 연료를 저유황유로 바꾸거나 탈황장비를 추가하지 않으면 항구에 입항할 수 없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TI는 내년부터 아시아 최대 저유황유 공급 업체로 도약한다”며 “경제적 가치와 함께 오염물질 배출 감소라는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TI가 연간 5000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공급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10t 이상 줄어든다. 이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 200여 대가 1년 동안 내뿜는 황산화물 양과 맞먹는다는 설명이다.

서석원 SKTI 사장은 “저유황유 사업을 키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업계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계 조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