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국내 증권사 중 여덟 번째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눈앞에 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앞서 선언한 신한금융투자를 제치고 먼지 초대형 IB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투, 초대형 IB 경주서 신한금투에 앞서나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하나금융투자를 종투사로 지정하기로 이달 초 의결했다. 오는 10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하나금융투자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에 이어 여덟 번째 종투사가 된다.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각종 건전성 규제가 완화돼 업무범위를 비교적 자유롭게 넓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하나금융투자가 언제쯤 추가 증자를 해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길지에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올초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증자 없이 인수에 1조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힌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주사의 비은행 사업 육성 의지를 받쳐줄 ‘실탄’이 충분히 마련돼 있는 만큼 연내 하나금융투자에 추가 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유상증자 계획이 차질을 빚으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6월 4일로 예정돼 있던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예정일과 납입일을 8월 5일로 늦춘다고 5월 29일 공시했다.

금융당국 일각에서 신한금융투자의 유상증자 방식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형성됐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 증자는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가 나중에 출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우선주 발행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그룹의 증권사 육성 의지를 보여주는 증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