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윤우진 의혹·윤석열-양정철 만남 집중공세
민주당, '황교안 의혹 제기'…"黃 증인으로 불러야"
윤석열, 故 변창훈 검사 관련 질의에 손수건으로 눈가 닦기도


8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윤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등과 관련한 결정적 문제 제기가 나오지 않았다.

야권은 기존에 제기된 의혹과 논란을 검증하는데 열을 올렸으나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데 실패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같은 정책이슈에 집중하는 가운데 일부 의원은 윤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는 태도를 취했다.

특히 여당 측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수사외압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황교안 청문회'의 양상이 되풀이되기도 했다.

지난 3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의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황교안 청문회가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방' 없이 공방 오간 윤석열 청문회…'황교안 청문회' 양상도
◇ 한국당, 前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개입 의혹 공세

이날 최대 쟁점이 된 사안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의혹 사건 개입 의혹이다.

이 사건은 2013년 윤대진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고, 몇 개국을 전전하다가 체포돼 강제 송환됐는데 22개월 후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안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윤우진 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배경에 윤 후보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진태 의원은 "윤 씨의 친동생이 윤대진 검사이고 윤석열 당시 특수부장과 골프도 치고 밥도 먹었다"며 "일반 세무서장이었으면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6번이나 기각하고, 구속영장까지 기각했겠나"라고 공격했다.

과거 이 사건에 관여한 장우성 총경은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한 건 이례적이라고 생각했다.

받아들이기 힘든 수사 지휘였다"며 "윤 전 세무서장의 친동생이 특수부 부장검사였기 때문에 그런 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우진 씨를) 불기소처분했을 때 법무부 장관이 황교안 대표다.

정 궁금하면 황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면 되지 않나"라고 말했고, 백혜련 의원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한국당 의원으로 있는 최교일 의원"이라고 가세했다.

장제원 의원은 "여당 위원들이 최소한 체면을 지켜줄 줄 알았는데 벌써 황교안 대표 이야기가 나오고, 최교일 의원 이야기가 나온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윤석열 짝사랑이 눈물겨워 두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밖에 김진태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태블릿PC와 관련해 "최 씨의 것이라는 단서가 없다"며 "거짓 탄핵의 단서인 태블릿PC는 언젠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다.

영구보존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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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양정철 만남 논란…尹 "술 한잔 마시고 헤어지는 자리"

윤 후보자가 지난 2월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만난 사실도 쟁점이 됐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 정권의 코디네이터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 원장을 만났다"며 "검찰총장을 시켜준다고 하던가.

자세가 별로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만나서 밥먹은 게 의혹이 되거나 질문 거리가 돼서는 안된다"며 "직무와 관련해 어떤 단서가 있어야 청문회장에서 검증거리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자는 "저나 그 분이나 술을 좋아한다"며 "자리 자체가 그냥 지인들과 만나서 술 한 잔 마시고 헤어지는 자리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야당 정치인과 만나서 식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더러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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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외압·떡값 의혹…한국당 강력 반발

이날 청문회에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 관련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013년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구속수사하지 말고, 선거법을 적용하지 말라'면서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다시 수사할 수 있지 않나"라고 수사를 촉구했다.

당시 윤 후보자는 국정원 댓글 수사 수사팀장을,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신중하게 생각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내부 고발을 준비하며 작성한 진술서를 보면 황교안 당시 공안1과장이 언급되고 있다"며 관련 서류와 사진을 제시했다.

황 대표가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인 셈이다.

윤 후보자는 지난 2007년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 비자금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이에 황 대표의 최측근인 한국당 정점식 의원은 "윤석열 청문회인지 황교안 청문회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며 "이 부분은 이미 두 차례에 사법적인 판단이 내려졌다"고 황 대표를 엄호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윤 후보자와 아무런 관계없는 황 대표를 소환해서 수사하라니 이 청문회가 총장 후보자에게 수사 청탁하는 자리인가"라며 "집권 여당도 적당히 해야지 어이가 없다.

창피해서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황교안'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서류에 대해 "본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이밖에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014년 황교안 당시 장관이 세월호 수사와 관련해 123 해경정장을 기소하지 말라고 했는데 윤대진 검사가 끝까지 기소한다"며 "황 장관이 연말에 광주지검장에게 부하 검사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느냐고 혼낸다"며 황 대표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도 제기했다.

윤 후보자는 "원칙적으로 검찰청법 해석상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직접 지휘권을 행사해야 하고, 지시가 정당하면 따라야 하고 정당하지 않으면 따를 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방' 없이 공방 오간 윤석열 청문회…'황교안 청문회' 양상도
◇ 고(故) 변창훈 검사 영상도…윤석열, 손수건으로 눈가 닦기도

장제원 의원은 이날 영상을 통해 검찰수사를 받다 투신해 숨진 고(故) 변창훈 전 서울고검 검사 등 적폐청산 수사 과정에서 숨진 인사들에 대한 영상을 틀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윤석열은 살인자다"라는 변 전 검사 유가족의 외침도 담겨 있었고, 장 의원은 이와 별도로 '윤 지검장은 정말 잔인한 사람이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표현도 모자란다'는 변 전 검사 부인의 인터뷰 내용도 읽었다.

장 의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수갑을 차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장면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구속 상태에서 수갑을 차지 않고 법정에 출석하는 사진을 보이며 "청빈한 군인이 인권이 말살된 강압 수사로 자존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잠시 손을 떨고 3초 동안 침묵한 뒤 "변 검사는 검찰 안에서도 굉장히 아끼고 사랑하던 후배다.

상가는 못 갔지만 한 달 동안 앓아누울 정도로 마음이 괴로웠다"며 "검사들 관련 증거가 남아서 정말 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 식구 감싸기 하느냐는 것 때문에…"라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이어 "수사 과정에서 불행한 일을 겪으신 분들 앞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다시 변 전 검사에 대한 질의를 했을 때 울컥하며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사죄를 해야지"라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그것은 박근혜 정권이 해야지"라면서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밖에 윤 후보자는 검찰로 넘어온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서 넘어온 수사자료를 검토하고 있고 수사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