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블루걸, 칭따오 견제에도 홍콩서 1등…"현지 취향 맞춘 진한 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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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맛 즐기는 홍콩 소비자들 겨냥해 알코올 함량 5도로 출시
한국 맥주, 홍콩 시장서 3년 만에 시장 점유율 1위 '탈환'
한국 맥주, 홍콩 시장서 3년 만에 시장 점유율 1위 '탈환'
오비맥주 블루걸이 11년째 홍콩 시장에서 1위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약간 쓰고 진한 맥주를 선호하는 홍콩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한 결과다. 블루걸의 기세에 한국 맥주는 지난해 홍콩 시장에서 3년 만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되찾았다.
8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홍콩 시장에서 블루걸의 시장 점유율은 16.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6년부터 13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블루걸은 홍콩 시장의 특성에 맞춰 개발한 필스너 계열의 라거 맥주로, 쌉쌀하면서도 시원한 청량감과 부드러운 끝 맛으로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블루걸'은 홍콩·중국에서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젭센이 보유한 브랜드다. 오비맥주는 1988년 젭센그룹과 계약을 통해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한국 광주공장에서 제조해 수출한다. ODM은 제조 업체가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인의 기호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직접 개발해 해외 현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형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블루걸은 홍콩인 입맛에 맞춘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구현한 덕분에 홍콩에서 국민 맥주로 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걸의 인기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홍콩 맥주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홍콩 현지 맥주시장은 30도 이하 주류 관세율이 0%다. 이에 다국적 수입제품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맥주 브랜드지만 홍콩 현지에서 생산 중인 산미구엘, 블루아이스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해외에서 생산되는 수입 맥주들이다.
블루걸은 다른 맥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싼 편이다. 현재 홍콩 슈퍼마켓 파킨숍(PARKNSHOP)에서 블루걸 병맥주(330ml)는 16.20 홍콩 달러(한화 약 2434원)에 판매되고 있다. 용량이 더 많은 칭따오 맥주보다 2배 가량 비싼 편이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 병맥주(640ml)는 8.50홍콩 달러(한화 약 1277원)에 팔리고 있다.
그럼에도 판매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 초기부터 홍콩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으로 승부한 덕분이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달리 홍콩 사람들은 알코올 함량이 높고 약간 쓴 맛을 지닌 맥주를 선호한다. 오비맥주는 이 점을 고려해 블루걸의 알코올 함량을 5도로 맞춰 내놓았다.
또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프리미엄 맥주 또는 중고가대의 맥주를 선호하고, 새로운 맛이나 신규 수입 브랜드를 과감히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
홍콩 국민 맥주로 자리잡는 데에는 각종 이벤트 후원도 주효했다. 모험 이미지를 앞세워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 참여했다. 블루걸은 2002년 홍콩 레이디스 챌린지와 2004년 왓슨스 워터 챔피언십 챌린지와 같은 테니스 이벤트에 후원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국민 맥주라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청 차우 빵 축제(Cheung Chau's Bun Festival)도 2011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청 차우 빵 축제는 매년 5월 홍콩 청차우섬에서 열리는 문화 축제로, 해적들에 의해 희생된 배고픈 유령을 달래기 위해 빵 탑을 세우고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블루걸이 1위를 유지해 온 덕분에 지난해 한국 맥주는 홍콩시장에서 1위를 3년 만에 탈환했다. 지난달 홍콩 통계청은 지난해 맥주 주요 수입국의 수입액을 집계해 발표했다. 2016년과 2017년 홍콩 맥주 시장에서 강자는 중국이었다. 칭따오는 퓨어 드래프트(생)과 같이 가벼운 청량감을 살린 맥주로 한국 맥주에 승부수를 던졌다.
홍콩에서 약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도 힘을 보탰다. 2016년 7월부터 망고링고도 홍콩에 수출하면서 제품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홍콩을 비롯한 전체 중화권 매출은 매년 5% 성장하고 있고, 점차 성장 폭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8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홍콩 시장에서 블루걸의 시장 점유율은 16.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6년부터 13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블루걸은 홍콩 시장의 특성에 맞춰 개발한 필스너 계열의 라거 맥주로, 쌉쌀하면서도 시원한 청량감과 부드러운 끝 맛으로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블루걸'은 홍콩·중국에서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젭센이 보유한 브랜드다. 오비맥주는 1988년 젭센그룹과 계약을 통해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한국 광주공장에서 제조해 수출한다. ODM은 제조 업체가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인의 기호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직접 개발해 해외 현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형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블루걸은 홍콩인 입맛에 맞춘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구현한 덕분에 홍콩에서 국민 맥주로 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걸의 인기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홍콩 맥주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홍콩 현지 맥주시장은 30도 이하 주류 관세율이 0%다. 이에 다국적 수입제품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맥주 브랜드지만 홍콩 현지에서 생산 중인 산미구엘, 블루아이스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해외에서 생산되는 수입 맥주들이다.
블루걸은 다른 맥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싼 편이다. 현재 홍콩 슈퍼마켓 파킨숍(PARKNSHOP)에서 블루걸 병맥주(330ml)는 16.20 홍콩 달러(한화 약 2434원)에 판매되고 있다. 용량이 더 많은 칭따오 맥주보다 2배 가량 비싼 편이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 병맥주(640ml)는 8.50홍콩 달러(한화 약 1277원)에 팔리고 있다.
그럼에도 판매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 초기부터 홍콩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으로 승부한 덕분이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달리 홍콩 사람들은 알코올 함량이 높고 약간 쓴 맛을 지닌 맥주를 선호한다. 오비맥주는 이 점을 고려해 블루걸의 알코올 함량을 5도로 맞춰 내놓았다.
또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프리미엄 맥주 또는 중고가대의 맥주를 선호하고, 새로운 맛이나 신규 수입 브랜드를 과감히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
홍콩 국민 맥주로 자리잡는 데에는 각종 이벤트 후원도 주효했다. 모험 이미지를 앞세워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 참여했다. 블루걸은 2002년 홍콩 레이디스 챌린지와 2004년 왓슨스 워터 챔피언십 챌린지와 같은 테니스 이벤트에 후원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국민 맥주라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청 차우 빵 축제(Cheung Chau's Bun Festival)도 2011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청 차우 빵 축제는 매년 5월 홍콩 청차우섬에서 열리는 문화 축제로, 해적들에 의해 희생된 배고픈 유령을 달래기 위해 빵 탑을 세우고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블루걸이 1위를 유지해 온 덕분에 지난해 한국 맥주는 홍콩시장에서 1위를 3년 만에 탈환했다. 지난달 홍콩 통계청은 지난해 맥주 주요 수입국의 수입액을 집계해 발표했다. 2016년과 2017년 홍콩 맥주 시장에서 강자는 중국이었다. 칭따오는 퓨어 드래프트(생)과 같이 가벼운 청량감을 살린 맥주로 한국 맥주에 승부수를 던졌다.
홍콩에서 약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도 힘을 보탰다. 2016년 7월부터 망고링고도 홍콩에 수출하면서 제품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홍콩을 비롯한 전체 중화권 매출은 매년 5% 성장하고 있고, 점차 성장 폭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