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알못|이열음 '정글의법칙 대왕조개' 논란으로 본 태국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
배우 이열음이 SBS '정글의법칙' 촬영 도중 멸종위기종 대왕조개를 채취해 태국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정글의법칙'에선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잡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이열음은 "태어나서 처음 사냥을 해본다"며 "너무 기분이 좋다"는 말과 함께 대왕조개를 3마리나 잡았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SNS를 통해 알려졌고, 촬영 장소를 내줬던 국립공원 측은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채취한 걸 문제삼아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태국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정글의법칙' 제작진은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서 대왕조개를 채취하고 요리하는 동영상도 삭제했다.
법알못|이열음 '정글의법칙 대왕조개' 논란으로 본 태국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
하지만 태국 당국은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국은 "문제의 여배우(이열음)를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며 "최대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명백한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고발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배우(이열음)가 태국에 없더라도 경찰을 통해 그를 찾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내국인이 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우리나라와 태국간 범죄인 인도조약은 어떻게 돼 있을까.

2001년 2월 15일 발효된 태국과 맺은 범죄인 인도조약 제6조에서는 원칙적으로 자국민 인도 의무는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만 행정기관이 인도함이 적정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재량으로 인도할 수 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국민이 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출국했을 경우 태국 당국은 인터폴 수배를 요청해서 우리나라에 그의 소재 파악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그런 경우 국내 경찰은 위치를 파악해 태국에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국에서 범죄인 인도요청을 했으나 우리가 자국민 인도에 불응할 경우 태국에서는 우리 당국에 이 사건을 이첩시키게 된다"면서 "국내 재판 후 결과를 태국에 알려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는 고의성이 있어야 하는데 당사자인 이열음은 이를 몰랐을 가능성이 크므로 엄중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적을 듯 하다"면서 "하지만 SBS가 책임에서 자유로울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라고 예상했다.

승 연구위원은 "관계 방송국에서는 태국과 범죄인 인도 청구 등 외교 문제로 비화되기 전에 법무부 및 태국 현지 대사관과 긴밀한 연락을 취해 본 사건에서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