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세계면세점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한경닷컴 DB)
(사진=신세계면세점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한경닷컴 DB)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백화점 관련주는 표정이 밝지 않다. 면세점 업황 우려로 최근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주요 백화점 기업의 2분기 실적이 면세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에 따라 각자 다른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백화점 중 시장 예상치에 가장 부합하는 실적을 거둔 곳은 신세계로 꼽힌다.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인천점 영업종료 여파에도 불구하고 신세계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821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면세점 순매출 급증 등에 힘입어 총매출은 15% 늘어난 2조33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본업인 백화점의 경우 명품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해 5월까지 기존 점포 매출성장률이 7.0%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인천점 폐점의 영향이 경감됐다는 평가다.

면세점은 기존 점포 기준으로 매출이 20% 가량 뛰면서 분기 최대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의 경우 하반기 흑자 전환도 점쳐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이 영업적자 기조를 이어가 회복세가 더딘 점은 아쉬운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개점한 면세점 영업적자 때문에 2분기 전체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3.9% 급감한 573억원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전체 영업이익은 31.5% 감소한 516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기다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2분기 면세점 영업적자는 18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1분기보다는 4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의 6월 일평균 매출은 20억원 수준까지 올라 성장에 대한 우려는 줄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산세 납부 시기인 만큼 3사 모두 종부세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쇼핑의 경우 증권사 간 전망치 편차가 큰 상황에서 종부세 부담을 고려하면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14.4% 증가한 1098억원으로 나타났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은 887억원으로 153.9% 증가하겠지만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며 "2분기에 백화점 구조조정 비용과 종부세 등 일회성비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나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종부세 과세 기준일은 6월 1일로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주요 유통사의) 2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며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2분기보다 100억원 가량 부담이 커질 전망이고 신세계의 경우 약 25억원 늘어난 총 150억원의 종부세 부담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3달간(5일 종가 기준) 주요 백화점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해당 기간 현대백화점이 18.9% 밀렸고,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10.0%, 10.9% 떨어졌다.

중국 전자상거래법 단속 강화,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중국 소비경기 위축 우려, 연내 서울 시내면세점 3개 추가 허가 결정 등 면세점 관련 불확실성 요인이 겹친 탓이다. 최근에는 호텔신라의 실적 저하 가능성이 불거진 점도 투자심리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에 대해 "(면세점과 관련된 우려로 인한) 주가 하락 요인은 모두 가시화됐다"며 "펀더멘털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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