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꺼낸 '분양가 상한제' 카드…재건축·재개발 충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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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실상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고 부작용도 심해 정부도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카드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다시 꿈틀대는 기미를 보이면서 도입을 공식화했다.
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1년 동안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12.54% 상승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1.96%(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오른 것에 비해 10배 이상 뛰엇다.
정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 대해 "서울 집값이 7월 1주부터 상승 전환했으나 매수세가 확산하지 않는 최근의 거래 양상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를 들고 나온 것은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자 불안감을 느낀 것이라는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후분양을 통해 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후분양을 할 경우 주변 시세 수준에 분양이 가능하다. 삼성동이나 반포동 등 강남권 주요 지역의 경우 현 시세 기준으로 3.3㎡당 6000만∼9000만원대 분양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HUG가 요구하는 분양가가 3.3㎡당 45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이들 단지가 공정률 80% 이상에서 후분양을 하면 HUG의 분양보증 없이도 분양이 가능해 분양가를 통제할 방법이 없어진다. 이 때문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감정평가 토지비를 바탕으로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적용시 분양가가 현행보다 크게 낮아진다. 국토부는 상한제 도입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재도입되면 법 시행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단지부터 모두 적용될 전망이다. 이 경우 현재 후분양을 검토 중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 주요 단지들이 당장 사업 추진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들 단지는 상한제를 할 경우 분양가가 HUG 기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 '울며 겨자 먹기'로 선분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단지는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정비사업은 일반분양을 통해 수익금을 얻고 조합원 부담을 낮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 분양가가 낮아지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자체사업을 통해 민영 택지를 조달해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택지 매입을 위해선 각종 민원 해결과 '알박기' 토지 매입을 위해 예상외로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데 분양가 상한제 하에서는 이 비용을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공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07년 9월부터 민간택지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이후 글로벌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줄었다. 부동산114 조사 기준 서울지역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08년 5만6000여 가구에서 2009년 3만1700여 가구, 2010년 3만5000가구, 2011년 3만6900가구, 2012년 2만 가구, 2013년 2만3600여 가구로 반토막이 났다. 전국의 입주물량도 2008년 32만여 가구에서 2012년에는 18만 가구, 2013년 19만8000가구로 20만 가구를 밑돌았다.
국토부는 조만간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상한제가 시장에서 작동되도록 기준 요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중 개정안이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은 국회가 아닌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된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2017년 8·2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시행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 중에서 △최근 1년간 해당 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거나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일반 주택은 5대 1, 국민주택규모(85㎡) 이하는 10대 1을 초과하거나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할 때 등에만 적용된다.
국토부는 이 기준의 적용 문턱을 낮출 예정이다.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7%를 기록하는 등 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물고 있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이라는 전제조건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만 강화해도 적용 대상이 나올 전망이다.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등의 종속변수는 지금도 충족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달 중 시행령 개정안이 발의된다면 40일의 입법예고와 규제심의 등을 감안해도 9월 중에는 공포가 가능해진다. 다만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정 기간의 유예기간을 둘 가능성은 있다. 2007년 상한제를 시행했을 때도 일정 기간 유예기간을 줘 건설업계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이뤄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1년 동안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12.54% 상승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1.96%(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오른 것에 비해 10배 이상 뛰엇다.
정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 대해 "서울 집값이 7월 1주부터 상승 전환했으나 매수세가 확산하지 않는 최근의 거래 양상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를 들고 나온 것은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자 불안감을 느낀 것이라는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후분양을 통해 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후분양을 할 경우 주변 시세 수준에 분양이 가능하다. 삼성동이나 반포동 등 강남권 주요 지역의 경우 현 시세 기준으로 3.3㎡당 6000만∼9000만원대 분양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HUG가 요구하는 분양가가 3.3㎡당 45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이들 단지가 공정률 80% 이상에서 후분양을 하면 HUG의 분양보증 없이도 분양이 가능해 분양가를 통제할 방법이 없어진다. 이 때문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감정평가 토지비를 바탕으로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적용시 분양가가 현행보다 크게 낮아진다. 국토부는 상한제 도입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재도입되면 법 시행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단지부터 모두 적용될 전망이다. 이 경우 현재 후분양을 검토 중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 주요 단지들이 당장 사업 추진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들 단지는 상한제를 할 경우 분양가가 HUG 기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 '울며 겨자 먹기'로 선분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단지는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정비사업은 일반분양을 통해 수익금을 얻고 조합원 부담을 낮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 분양가가 낮아지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자체사업을 통해 민영 택지를 조달해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택지 매입을 위해선 각종 민원 해결과 '알박기' 토지 매입을 위해 예상외로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데 분양가 상한제 하에서는 이 비용을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공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07년 9월부터 민간택지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이후 글로벌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줄었다. 부동산114 조사 기준 서울지역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08년 5만6000여 가구에서 2009년 3만1700여 가구, 2010년 3만5000가구, 2011년 3만6900가구, 2012년 2만 가구, 2013년 2만3600여 가구로 반토막이 났다. 전국의 입주물량도 2008년 32만여 가구에서 2012년에는 18만 가구, 2013년 19만8000가구로 20만 가구를 밑돌았다.
국토부는 조만간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상한제가 시장에서 작동되도록 기준 요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중 개정안이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은 국회가 아닌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된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2017년 8·2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시행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 중에서 △최근 1년간 해당 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거나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일반 주택은 5대 1, 국민주택규모(85㎡) 이하는 10대 1을 초과하거나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할 때 등에만 적용된다.
국토부는 이 기준의 적용 문턱을 낮출 예정이다.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7%를 기록하는 등 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물고 있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이라는 전제조건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만 강화해도 적용 대상이 나올 전망이다.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등의 종속변수는 지금도 충족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달 중 시행령 개정안이 발의된다면 40일의 입법예고와 규제심의 등을 감안해도 9월 중에는 공포가 가능해진다. 다만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정 기간의 유예기간을 둘 가능성은 있다. 2007년 상한제를 시행했을 때도 일정 기간 유예기간을 줘 건설업계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이뤄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