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관리 부적절 사안' 日주장 실체 있나…한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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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내용' 공개 않고 '의혹 유도' 연막만 피워…韓 "뭔지 밝혀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1일 한국을 겨냥한 자국 기업들의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꺼내 든 이유 중 하나가 수출관리와 관련해 한국 측에서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그 후 1주일이 넘도록 '부적절한 사안'의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8일에도 관방부 브리핑을 통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고 또다시 거론하며 쟁점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 부(副)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번 결정의 배경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전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 측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고 거론했다며 사실관계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BS후지TV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을 들면서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도 부적절했던 것이 대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런 말을 하면서 '북한'을 거론함으로써 일본 업체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규제 대상 품목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추론을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일본 정부가 '리스트'(목록) 규제를 통해 지난 4일부터 수출 심사를 건별로 받도록 하는 등 절차를 한층 까다롭게 만들어 1차로 한국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한 품목은 에칭가스(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관련 3개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세정제로 쓰이는 에칭가스는 맹독성 사린가스나 신경작용제인 VX 같은 화학무기의 재료가 된다.
특히 핵무기 제조공정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일본 정부는 주장하고 있다.
유기EL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로 일종의 수지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절연 재료로 군용항공기와 레이더 장비 제작에 쓰인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요한 감광제인 리지스트는 군용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제작에 사용될 수 있는 점을 일본 정부는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제대로 지키고 있다.
제대로 무역관리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징용공 문제에 대해 국제적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명확하게 됐다.
무역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별적인 사항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겠다"며 연기만 피워올렸다.
한국과 관련된 수출품 관리를 문제 삼는 배경에 북한이 관련돼 있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거론하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반발하는 한국 정부를 은근히 견제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일본에 부적절한 사안의 실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될 일본산 수입품 관리는 없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한국 측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 측의 그런 문제 제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잘 지킨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실체 제시 없이 연기만 피우는 식의 일본 측 문제 제기는 남북관계를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적절하게 보는 사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측이 주장하는 '부적절한 사안'이 근거가 없으며, 뭔가 오해에서 빚어진 사실오인이거나 WTO 제소에 대비한 대응 논리 축적 등 다른 의도에서 제기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측의 시각인 셈이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개인 간 관계를 봐도 바람피웠다고 본 상대방이 알고 보니 돈을 갚으려고 만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부적절하다고 얘기하는 사안의 실체를 증거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측은 또 '부적절 사안'을 언급하면서 한일 무역당국 간의 의사소통이 2016년 이후 한 차례에 그치고,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로는 한차례도 없었다는 점을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실제로 니시무라 부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과의 사이에서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최소한 3년 이상 충분한 의사소통이나 의견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배경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도 이를 인정하고 있지만, 소통이 소원했던 이유를 보는 시각은 일본 측과 크게 다른 상황이다.
주일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양자 간의 협의 간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된 것은 없다"며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반 만에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물자 수출입 당국 간의 정보공유 채널이 있어 그걸 활용할 수도 있다"며 "일본이 얘기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1일 한국을 겨냥한 자국 기업들의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꺼내 든 이유 중 하나가 수출관리와 관련해 한국 측에서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그 후 1주일이 넘도록 '부적절한 사안'의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8일에도 관방부 브리핑을 통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고 또다시 거론하며 쟁점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 부(副)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번 결정의 배경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전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 측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고 거론했다며 사실관계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BS후지TV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을 들면서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도 부적절했던 것이 대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런 말을 하면서 '북한'을 거론함으로써 일본 업체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규제 대상 품목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추론을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일본 정부가 '리스트'(목록) 규제를 통해 지난 4일부터 수출 심사를 건별로 받도록 하는 등 절차를 한층 까다롭게 만들어 1차로 한국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한 품목은 에칭가스(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관련 3개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세정제로 쓰이는 에칭가스는 맹독성 사린가스나 신경작용제인 VX 같은 화학무기의 재료가 된다.
특히 핵무기 제조공정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일본 정부는 주장하고 있다.
유기EL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로 일종의 수지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절연 재료로 군용항공기와 레이더 장비 제작에 쓰인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요한 감광제인 리지스트는 군용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제작에 사용될 수 있는 점을 일본 정부는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제대로 지키고 있다.
제대로 무역관리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징용공 문제에 대해 국제적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명확하게 됐다.
무역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별적인 사항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겠다"며 연기만 피워올렸다.
한국과 관련된 수출품 관리를 문제 삼는 배경에 북한이 관련돼 있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거론하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반발하는 한국 정부를 은근히 견제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일본에 부적절한 사안의 실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될 일본산 수입품 관리는 없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한국 측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 측의 그런 문제 제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잘 지킨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실체 제시 없이 연기만 피우는 식의 일본 측 문제 제기는 남북관계를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적절하게 보는 사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측이 주장하는 '부적절한 사안'이 근거가 없으며, 뭔가 오해에서 빚어진 사실오인이거나 WTO 제소에 대비한 대응 논리 축적 등 다른 의도에서 제기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측의 시각인 셈이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개인 간 관계를 봐도 바람피웠다고 본 상대방이 알고 보니 돈을 갚으려고 만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부적절하다고 얘기하는 사안의 실체를 증거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측은 또 '부적절 사안'을 언급하면서 한일 무역당국 간의 의사소통이 2016년 이후 한 차례에 그치고,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로는 한차례도 없었다는 점을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실제로 니시무라 부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과의 사이에서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최소한 3년 이상 충분한 의사소통이나 의견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배경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도 이를 인정하고 있지만, 소통이 소원했던 이유를 보는 시각은 일본 측과 크게 다른 상황이다.
주일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양자 간의 협의 간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된 것은 없다"며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반 만에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물자 수출입 당국 간의 정보공유 채널이 있어 그걸 활용할 수도 있다"며 "일본이 얘기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