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후폭풍'…원베일리·세운 "후분양 계획 원점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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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등 재건축단지 추격 매수세 끊겨 '거래 절벽' 우려
'반포주공1단지 최저분양가 보장' 시공사에 유탄
"신축·1대 1 재건축 희소성 부각…가격 오를수도"
'반포주공1단지 최저분양가 보장' 시공사에 유탄
"신축·1대 1 재건축 희소성 부각…가격 오를수도"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키로 하자 ‘후분양’을 선택했던 단지들이 앞다퉈 선분양으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분양 분양가가 선분양 분양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선분양을 하는 것이 이익인 까닭이다.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변 시세의 100~105% 수준에서 분양가를 규제하고 있다. 상한제 하에서는 토지비에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해야 한다. 한 분양 전문가는 “상한제가 실제 도입되면 후분양의 실익이 완전히 사라진다”며 “선분양으로 선회하는 단지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분양 재검토할 것”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반포경남 재건축조합은 후분양 결정을 원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조합은 지난 6일 HUG가 분양가를 주변 시세 수준으로 더 낮추기로 하자 후분양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후분양에 대해선 분양가 규제가 없어서다. 그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언이 나오면서 고심에 빠졌다. 조합 관계자는 “선분양과 후분양 중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분양가 심사를 받게 됐다”며 “사업성을 고려해 선·후분양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분양 전환을 검토했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힐스테이트 세운’도 같은 이유로 분양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정부의 오락가락 규제에 사업 전체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며 “최소한 두 달 이상의 시간을 두고 사업성을 높일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재건축 초기 단지에선 매수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에 이어 ‘분양가 심사기준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3연타’를 맞으면서 사업성이 급격히 떨어져서다. 서울 압구정동 J공인 관계자는 “지난 8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가 나오면서 계약 직전까지 간 거래 한 건이 깨졌다”며 “재건축 단지 집값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서 정부 규제까지 겹친 터라 당분간 매수세가 주춤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전용 84㎡형이 19억원에 거래된 뒤 ‘상한제 논란’이 나오면서 추격 매수세가 잠잠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일부 소유주는 조합원 입주권 매물을 500만~1000만원 낮춰 다시 내놓았다. 개포동 H공인 관계자는 “현금이 급한 일부 소유주가 각종 규제로 또 한동안 거래절벽이 올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대거 연기될 듯
재건축·재개발 사업 및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분양가상한제로 조합이나 시행사의 개발이익이 대폭 축소되고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원가 수준의 분양을 해야 할 것”이라며 “개발 주체에 부정적인 뉴스”라고 평가했다.
공동사업시행방식으로 재건축 공사를 수주한 일부 건설사는 예상 밖의 유탄을 맞을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의 전용면적 84㎡ 기준 최저 일반분양가를 5100만원까지 보장하는 ‘공동사업시행방식’으로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돼 분양가가 낮은 가격에 책정된다면 상한제 부담을 건설사도 함께 져야 한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이 줄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방침이 나오면서 서울 전 지역의 조합이 ‘사업 재검토’에 들어가면서다.
이와 별도로 HUG와 지방자치단체의 더욱 깐깐해진 분양가 심사도 분양 지연의 요인이 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는 총 7661가구, 8개 단지가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이 가운데 ‘청량리역 SKY-65’ 등 2개 단지만 지자체의 분양심사를 통과했다.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의 분양은 늦으면 다음달 초로 연기됐다. 서울 수요를 분산해줄 경기 과천 지역의 분양 일정도 안갯속이다.
지난 4월 분양 예정이던 GS건설 ‘과천제이드 자이’의 분양은 두 달째 지연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도 지난달 10일 분양가 심사자료를 제출했지만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당분간 서울지역에서 재건축을 통한 공급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신축·준신축 아파트와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의 몸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정철/전형진/양길성/민경진 기자 bjc@hankyung.com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변 시세의 100~105% 수준에서 분양가를 규제하고 있다. 상한제 하에서는 토지비에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해야 한다. 한 분양 전문가는 “상한제가 실제 도입되면 후분양의 실익이 완전히 사라진다”며 “선분양으로 선회하는 단지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분양 재검토할 것”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반포경남 재건축조합은 후분양 결정을 원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조합은 지난 6일 HUG가 분양가를 주변 시세 수준으로 더 낮추기로 하자 후분양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후분양에 대해선 분양가 규제가 없어서다. 그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언이 나오면서 고심에 빠졌다. 조합 관계자는 “선분양과 후분양 중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분양가 심사를 받게 됐다”며 “사업성을 고려해 선·후분양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분양 전환을 검토했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힐스테이트 세운’도 같은 이유로 분양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정부의 오락가락 규제에 사업 전체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며 “최소한 두 달 이상의 시간을 두고 사업성을 높일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재건축 초기 단지에선 매수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에 이어 ‘분양가 심사기준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3연타’를 맞으면서 사업성이 급격히 떨어져서다. 서울 압구정동 J공인 관계자는 “지난 8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가 나오면서 계약 직전까지 간 거래 한 건이 깨졌다”며 “재건축 단지 집값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서 정부 규제까지 겹친 터라 당분간 매수세가 주춤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전용 84㎡형이 19억원에 거래된 뒤 ‘상한제 논란’이 나오면서 추격 매수세가 잠잠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일부 소유주는 조합원 입주권 매물을 500만~1000만원 낮춰 다시 내놓았다. 개포동 H공인 관계자는 “현금이 급한 일부 소유주가 각종 규제로 또 한동안 거래절벽이 올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대거 연기될 듯
재건축·재개발 사업 및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분양가상한제로 조합이나 시행사의 개발이익이 대폭 축소되고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원가 수준의 분양을 해야 할 것”이라며 “개발 주체에 부정적인 뉴스”라고 평가했다.
공동사업시행방식으로 재건축 공사를 수주한 일부 건설사는 예상 밖의 유탄을 맞을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의 전용면적 84㎡ 기준 최저 일반분양가를 5100만원까지 보장하는 ‘공동사업시행방식’으로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돼 분양가가 낮은 가격에 책정된다면 상한제 부담을 건설사도 함께 져야 한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이 줄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방침이 나오면서 서울 전 지역의 조합이 ‘사업 재검토’에 들어가면서다.
이와 별도로 HUG와 지방자치단체의 더욱 깐깐해진 분양가 심사도 분양 지연의 요인이 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는 총 7661가구, 8개 단지가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이 가운데 ‘청량리역 SKY-65’ 등 2개 단지만 지자체의 분양심사를 통과했다.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의 분양은 늦으면 다음달 초로 연기됐다. 서울 수요를 분산해줄 경기 과천 지역의 분양 일정도 안갯속이다.
지난 4월 분양 예정이던 GS건설 ‘과천제이드 자이’의 분양은 두 달째 지연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도 지난달 10일 분양가 심사자료를 제출했지만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당분간 서울지역에서 재건축을 통한 공급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신축·준신축 아파트와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의 몸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정철/전형진/양길성/민경진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