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춘 바른손 창업주 "디자인·디테일로 승부…한국인 美感 높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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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손카드 50년' 회고록 낸 박영춘 바른손 창업주
저서 《0.1㎝로 싸우는 사람》 발간
완벽함과 아름다움 50년간 추구해
연하장 판매 첫해 130만장 진기록
저서 《0.1㎝로 싸우는 사람》 발간
완벽함과 아름다움 50년간 추구해
연하장 판매 첫해 130만장 진기록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50년을 한결같이 이어온 바른손의 경영철학은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하장 같은 카드를 중심으로 한국의 문구사업을 개척한 박영춘 바른손 창업주(80·사진)는 최근 발간한 저서 《0.1㎝로 싸우는 사람》에서 바른손의 50년 경영사를 이렇게 정리했다고 말했다. 책은 디자인산업 불모지던 한국에서 디자인 경영을 처음 이끈 박 회장의 얘기를 담고 있다.
그는 “0.1㎝란 표현은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다”며 “연하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 단위까지 따져가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박 창업주는 “고객이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까지 완벽을 기한 집념 덕분에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창업주는 1939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났다. 미술대학 진학을 꿈꾸던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금속조각공으로 일했다. 이후 상경한 그는 1970년 카드사업에 뛰어들었다. 바른손카드에서 제작한 연하장은 첫해에만 130만 장 가까이 팔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금속조각업에 종사한 경험을 살려 디자인과 디테일을 모두 갖춘 제품을 시장에 처음 내놨다”고 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바른손팬시를 설립해 문구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국산 캐릭터를 활용한 문구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한국에서 디자인 경영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주력 사업부인 문구사업을 매각해야 했다. 그는 “100명 가까이 되던 디자이너가 30명으로 줄었다”며 “카드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디자인실에 내 자리를 만들고 직접 디자인 분야를 총괄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 창업주는 중국 시장 공략에 몰두하는 등 노력 끝에 안정적인 사업 구도를 다시 마련했다. 이제는 그의 자녀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활동하고 있다. 3남매가 국내 카드업계 1위인 바른컴퍼니, 아트 프린팅 기업 비핸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박 창업주는 6년 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강원 인제에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장녀인 박소연 비핸즈 대표는 “자수성가한 아버지이지만 돌이켜보니 잘못된 판단을 내린 적도 많았다는 말을 자주 하신다”며 “항상 자식들에게 능력 있는 사람들과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했다.
박 창업주가 꼽은 바른손의 경영철학은 ‘아름다움’이다. “카드부터 문구시장까지 소위 ‘예쁜 물건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카드, 문구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을 통해 고객의 미감(美感)을 끌어올렸다는 자부심이 있죠. 내 자식에게 더 예쁜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50년간 바른손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연하장 같은 카드를 중심으로 한국의 문구사업을 개척한 박영춘 바른손 창업주(80·사진)는 최근 발간한 저서 《0.1㎝로 싸우는 사람》에서 바른손의 50년 경영사를 이렇게 정리했다고 말했다. 책은 디자인산업 불모지던 한국에서 디자인 경영을 처음 이끈 박 회장의 얘기를 담고 있다.
그는 “0.1㎝란 표현은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다”며 “연하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 단위까지 따져가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박 창업주는 “고객이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까지 완벽을 기한 집념 덕분에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창업주는 1939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났다. 미술대학 진학을 꿈꾸던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금속조각공으로 일했다. 이후 상경한 그는 1970년 카드사업에 뛰어들었다. 바른손카드에서 제작한 연하장은 첫해에만 130만 장 가까이 팔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금속조각업에 종사한 경험을 살려 디자인과 디테일을 모두 갖춘 제품을 시장에 처음 내놨다”고 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바른손팬시를 설립해 문구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국산 캐릭터를 활용한 문구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한국에서 디자인 경영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주력 사업부인 문구사업을 매각해야 했다. 그는 “100명 가까이 되던 디자이너가 30명으로 줄었다”며 “카드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디자인실에 내 자리를 만들고 직접 디자인 분야를 총괄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 창업주는 중국 시장 공략에 몰두하는 등 노력 끝에 안정적인 사업 구도를 다시 마련했다. 이제는 그의 자녀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활동하고 있다. 3남매가 국내 카드업계 1위인 바른컴퍼니, 아트 프린팅 기업 비핸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박 창업주는 6년 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강원 인제에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장녀인 박소연 비핸즈 대표는 “자수성가한 아버지이지만 돌이켜보니 잘못된 판단을 내린 적도 많았다는 말을 자주 하신다”며 “항상 자식들에게 능력 있는 사람들과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했다.
박 창업주가 꼽은 바른손의 경영철학은 ‘아름다움’이다. “카드부터 문구시장까지 소위 ‘예쁜 물건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카드, 문구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을 통해 고객의 미감(美感)을 끌어올렸다는 자부심이 있죠. 내 자식에게 더 예쁜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50년간 바른손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