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설비 가동한 현대제철, 오염물질 배출 4분의 1로 줄였다
9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환경상황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모니터에 철광석 소결(燒結) 공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현황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30~40ppm을 오갔다. 대기환경보전법 기준인 하루 200ppm을 크게 밑돌았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이날 “2017년부터 4100억원을 투자한 새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사진)를 본격 가동하면서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물질 배출량이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90% 이상이 소결 공정에서 발생한다. 대부분 분말 형태로 수입하는 철광석을 고로에서 녹이려면 철광석에 열을 가해 구슬 모양으로 바꾸는 소결 공정을 먼저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철광석 구슬 사이로 뜨거운 공기가 지나면서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소결 공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을 정화하기 위해 숯을 주로 사용하는 장비를 써왔다. 그러나 이 장비에서 화재 등 사고가 자주 발생해 기준치를 넘기는 경우가 잦았다.

이에 현대제철은 공업용 베이킹소다와 암모니아 등을 활용해 오염물질을 이산화탄소와 물로 바꿔주는 설비를 새로 설치했다. 그 결과 두 물질의 하루 배출량이 140~160ppm에서 30~40ppm으로 내려갔다. 충청남도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강화된 기준(SOx 84ppm, NOx 105ppm)보다 40%가량 낮은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소결 공정과 별도로 고로 브리더(개방장치) 가동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이유로 충청남도로부터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집행정지 및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며 이날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본안 격인 행정심판 결과는 2~3일 후 나올 전망이다.

당진=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