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집회서 농민 불법체포 막은 종교인 항소심서 무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시위 도중 시위 농민을 불법으로 체포한 경찰관을 제지하다 기소된 원불교 관계자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최종한 부장판사)는 사드 반대 시위 중 경찰관 업무를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원불교 교무 A(2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4월 경북 성주군 초전면 마을회관 앞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 때 농민 B(54)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관의 다리를 5초가량 잡아당겨 움직이지 못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당시 경찰이 B씨를 현행범 체포하면서 미란다 원칙을 알리지 않아 위법하다"며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당시 경찰이 B씨를 체포해 시위 현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경찰 호송 차량 앞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만큼 A씨 체포 방해 행위를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달아나는 피의자를 붙잡거나 대항하는 피의자를 제압하면 지체 없이 미란다 원칙을 알려야 하는데 B씨를 200m가량 데려간 당시 상황을 종합하면 현행범 체포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체포를 막기 위해 경찰관의 다리를 잡아당기거나 팔을 붙잡았다고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시위 현장에서 자신의 통행을 막는 의경의 가슴을 밀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B씨의 항소는 기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