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는 집 훔쳐본 50대 체포…피해자가 직접 'CCTV 증거확보'

경찰, 첫 신고 때 피의자 맞닥뜨리고도 보내…피해자, 다음날 증거 제출

자신의 집을 훔쳐보는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이 해당 남성을 놔주자 다음날 피해 여성이 직접 CCTV 증거를 확보해 다시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그제야 해당 남성을 체포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주거침입 혐의로 A(50)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말부터 지난 2일까지 북아현동 주택가에서 4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집안을 훔쳐본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인 20대 여성은 지난 2일 오전 1시께 누군가가 집안을 훔쳐보는 것을 목격하고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와 맞닥뜨렸지만 A씨는 경찰에 화장실 다녀오는 길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은 방범 CCTV를 확인했지만, 영상에 직접적인 범행 장면이 보이지 않아 A씨를 돌려보냈다.

A씨는 피해자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동네 주민이었다.

다음날 피해자는 직접 현장 근처에 있던 사설 CCTV를 확인했고 영상 속에서 A씨가 담을 넘는 장면 등을 확인해 다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 확인 후 3일 오후 10시 45분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가 당시 술을 마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피해자 집 쪽으로 간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A씨가 지난달 30일에도 피해자의 집을 훔쳐본 사실을 확인하고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거주가 일정하고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A씨가 이외에도 2차례 더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을 확인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직접 CCTV를 확보해 경찰에 다시 신고한 것에 대해 "피해자 입장에서 빨리 수사해야 했는데 잘 못 했다고 생각한다"며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