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업계 관측…"강남권 재건축 분양가, HUG 기준보다 크게 낮아질 것"
2007년 제도 도입 당시 정부 시뮬레이션 "평균 분양가 20% 하락" 전망
"상한제 도입시 강남 분양가 20∼30% 내려가 시세 반값 될수도"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분양가격이 얼마나 떨어질까.

건설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의 세부 시행 기준을 봐야 겠지만 실제 상한제가 도입되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20∼30%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 구별로 땅값과 분양가가 달라 획일화할 순 없지만, 현재 아파트값이 높은 강남권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것은 물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관리 하의 분양가보다도 20∼30%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감정평가 한 토지비를 바탕으로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정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현재 분양가 자율화 제도 하에서 책정한 분양가에 비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2007년 5월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기준을 발표하고, 상한제 적용에 따른 분양가 인하 효과를 추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상한제 적용 이후 전국의 분양가가 16∼29%, 평균 20%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의 전용면적 84㎡ 규모의 한 아파트는 분양가가 자율화에 비해 25% 낮아지고, 동일 주택형의 주변 시세에 비해서는 29%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2007년과 현재와 땅값이나 건축비 등 제반 여건이 달라졌지만 상한제로 인한 가격 인하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일반 분양가가 강남 재건축 단지의 후분양 예상 금액은 물론이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준 금액보다도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HUG 관리하에서 현재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4천500만∼4천700만원 선에 결정되고 있다.

최근 분양가 문제로 HUG와 갈등을 빚다 후분양으로 전환했던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의 경우 HUG의 요구 가격은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 수준인 3.3㎡당 4천569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가 상한제 적용으로 25%만 내려간다고 가정해도 일반 분양가가 3.3㎡당 3천425만원으로 하락한다.

현재 이 아파트 주변 시세는 3.3㎡당 6천500만∼7천만원 선으로, 분양가가 시세 대비 '반값 아파트'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상아2차 재건축 조합은 분양가 상한제가 실제 도입, 적용될 경우 '준공후 분양' 방침을 철회하고 다시 상한제 시행 전에 선분양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HUG 산정액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며 "상한제가 도입되면 분양가 인하 효과는 확실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 감정평가를 통해 결정하는 택지비를 정부가 얼마나 인정해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땅값이 전체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70% 이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토지비를 감정평가한다고 하지만 시세의 50∼60% 선인 공시지가를 토대로 감정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아무리 시세를 감안해도 평가금액이 시세의 8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정비업계에서도 현재 강남 재건축 사업의 분양가가 HUG 요구 금액보다 20∼30% 이상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서초구 A단지의 경우 일반분양가격이 3.3㎡당 평균 4천650만원이었는데 토지 감정평가금액(종전자산 평가액)과 공사비, 각종 사업비 등을 더해 산정하는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2천800만∼3천만원 선으로 일반분양가와의 격차가 35% 이상 벌어졌다.

조합원 분양가 결정 시점과 일반분양가 결정 시점간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일반분양가가 현재 HUG 기준에 따른 분양가 대비 25∼30% 이상 낮아질 가능성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상한제 도입시 강남 분양가 20∼30% 내려가 시세 반값 될수도"
이 금액으로 실제 분양이 이뤄지면 상한제 도입으로 그만큼 강남권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반면 조합 입장에선 수익성이 악화돼 사업 지속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가 현재보다도 20∼30%나 떨어진다면 조합 입장에서는 재건축 사업에 대한 매력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조합원들간 견해차가 커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땅값이 높지 않은 비강남권에서는 대체로 분양가 인하 효과가 강남권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분양 물량에 따라서도 분양가 인하 효과가 달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합원분은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분양분이 적은 경우보다 많은 경우에 분양가 인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에는 일반분양분이 거의 없는 사실상 1대 1 재건축도 많아지면서 대체로 재건축보다 재개발 사업의 일반분양이 많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강남을 제외한 비강남권에서는 재건축보다 재개발 사업이 상한제로 인한 분양가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