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저자 안나 로슬링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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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뭘 해도 안 될텐데’라는 부정적인 태도가 위험을 더 크게 만들죠. 저는 낙관주의자도, 비관주의자도 아닌 가능성 옹호주의자입니다.”
팩트풀니스의 공동저자인 안나 로슬링 뢴룬드(44·사진)는 10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내한 간담회에서 “우리의 뇌가 사실을 왜곡하는 성향이 있다는 걸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실에 기반해 세상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책이 나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 책은 스웨덴 출신의 통계학 분야 석학이자 의사인 한스 로슬링과 그의 아들 올라 로슬링, 며느리 안나 로슬링이 함께 쓴 책이다. 췌장암을 선고받은 후에도 집필에 몰두해온 한스 로슬링은 2017년 2월 타계했고 책을 유작으로 남겼다. 책은 세계 극빈층 비율, 기대 수명, 여성 교육 수준 등에 대한 13개의 객관식 질문으로 시작한다. 한국을 포함한 14개국 1만2000여 명의 정답률은 16%에 불과했다. 이를 통해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주목함으로써 사실을 왜곡해 인지하는 경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안나 로슬링에 따르면 조사 대상국 중 정답률이 가장 높았던 나라는 한국이었다. 그는 “한국은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장과 변화를 겪으면서 ‘세상이 이렇게 빨리 좋아질 수 있구나’를 직접 경험했고 전반적으로 교육수준이 높기 때문일 거라 짐작한다”며 “반면 미국과 유럽은 경제성장률 둔화를 겪으면서 자신감이 줄고 부정적 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 책이 세계적으로 유명해 진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영향도 컸다. 지난해 빌 게이츠는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중요한 책’이라며 미국 대학 졸업생들에게 선물했다. 안나 로슬링은 “출간 직후 빌 게이츠가 책을 잘 읽었다고 직접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며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다양한 자선 활동을 하고 있기에 사실을 기반으로 세상을 봄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의 이해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올 3월 출간돼 4개월 여 만에 8만부가 팔려나갔다. 안나 로슬링은 “세계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큰 줄기들을 어렵지 않은 용어로 설명해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어떤 오류 때문에 잘못된 해석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스 로슬링과 함께 2005년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무지에 싸운다’는 모토로 갭마인더재단을 설립했다. 세상을 쉽게 이해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해갈 계획이다. “지난 20년 간 해온 일을 모아서 정리한 게 팩트풀니스였습니다. 다음엔 인류의 미래 위협하고 있는 요소들, 특히 환경문제에 대해 다뤄볼 생각이에요. 데이터에 어떻게 이야기를 잘 입혀 전달하는지가 관건이겠죠.”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팩트풀니스의 공동저자인 안나 로슬링 뢴룬드(44·사진)는 10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내한 간담회에서 “우리의 뇌가 사실을 왜곡하는 성향이 있다는 걸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실에 기반해 세상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책이 나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 책은 스웨덴 출신의 통계학 분야 석학이자 의사인 한스 로슬링과 그의 아들 올라 로슬링, 며느리 안나 로슬링이 함께 쓴 책이다. 췌장암을 선고받은 후에도 집필에 몰두해온 한스 로슬링은 2017년 2월 타계했고 책을 유작으로 남겼다. 책은 세계 극빈층 비율, 기대 수명, 여성 교육 수준 등에 대한 13개의 객관식 질문으로 시작한다. 한국을 포함한 14개국 1만2000여 명의 정답률은 16%에 불과했다. 이를 통해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주목함으로써 사실을 왜곡해 인지하는 경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안나 로슬링에 따르면 조사 대상국 중 정답률이 가장 높았던 나라는 한국이었다. 그는 “한국은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장과 변화를 겪으면서 ‘세상이 이렇게 빨리 좋아질 수 있구나’를 직접 경험했고 전반적으로 교육수준이 높기 때문일 거라 짐작한다”며 “반면 미국과 유럽은 경제성장률 둔화를 겪으면서 자신감이 줄고 부정적 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 책이 세계적으로 유명해 진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영향도 컸다. 지난해 빌 게이츠는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중요한 책’이라며 미국 대학 졸업생들에게 선물했다. 안나 로슬링은 “출간 직후 빌 게이츠가 책을 잘 읽었다고 직접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며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다양한 자선 활동을 하고 있기에 사실을 기반으로 세상을 봄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의 이해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올 3월 출간돼 4개월 여 만에 8만부가 팔려나갔다. 안나 로슬링은 “세계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큰 줄기들을 어렵지 않은 용어로 설명해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어떤 오류 때문에 잘못된 해석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스 로슬링과 함께 2005년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무지에 싸운다’는 모토로 갭마인더재단을 설립했다. 세상을 쉽게 이해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해갈 계획이다. “지난 20년 간 해온 일을 모아서 정리한 게 팩트풀니스였습니다. 다음엔 인류의 미래 위협하고 있는 요소들, 특히 환경문제에 대해 다뤄볼 생각이에요. 데이터에 어떻게 이야기를 잘 입혀 전달하는지가 관건이겠죠.”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