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의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인 하나멤버십 포인트(하나머니)가 결제 및 투자 기능을 갖춘 ‘전자지갑’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외화 전자지갑 기능을 추가하고, 해외 결제 기능과 연동된 이후 적립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신용카드사가 운영하던 포인트제도가 그룹사 통합 멤버십으로 전환된 2015년 이후 두 번째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카드포인트로 외화 환차익"…하나머니로 돈 굴리는 2030
10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하나멤버스의 하나머니 적립액은 2016년 900억원에서 지난해 155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6월까지 쌓인 하나머니는 122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770억원에 비해 58% 늘어났다.

하나금융은 2015년 10월 하나카드가 운영하던 하나YES포인트를 그룹사 통합 하나멤버스로 개편했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 등 계열사 금융 거래 실적에 따라 고객에게 포인트(하나머니)를 쌓아주고, 다른 금융 거래에 사용할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하나금융 이후 금융지주사들은 포인트 제도를 앞다퉈 손질했다. 우리금융이 위비멤버스(위비꿀머니)를 내놨고, 신한금융이 신한판클럽(신한판머니)을, KB금융그룹은 리브(리브머니)를 출시했다.

하나머니 적립액이 최근 늘어난 것은 고객들의 자발적 충전이 늘어서다. 하나멤버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기반으로 선보인 환전지갑 서비스가 이용액을 늘린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환전지갑은 하나머니로 외화를 저장하는 서비스다. 기존 은행의 모바일 환전에 외화 매수 기능을 더했다. 바꿔 놓은 외화를 전자지갑에 뒀다가 필요할 때 은행 창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수수료를 받지 않고 ‘환차익’까지 볼 수 있다고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충전액이 급속히 늘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말 해외 결제를 할 수 있는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를 출범한 것도 하나머니 적립액이 커지는 데 영향을 줬다. 하나멤버스 앱이 있으면 GLN에 참여한 해외 가맹점에서 모바일 간편결제를 할 수 있다. 현재 태국과 대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제휴 국가와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하나머니 외형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