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짐머서 50만弗 투자받은 리메드 "미국 의료기기 시장 함께 공략"
뇌질환 치료기기 전문기업 리메드가 최근 독일의 의료기기 업체 짐머로부터 5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리메드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국적 기업과 적극 제휴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리메드는 짐머가 지난달 18일 리메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3만8615주를 5억8000만원에 인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짐머는 물리치료기기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업으로 연매출 1000억원에 달한다. 두 회사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메디카 등 해외 주요 박람회에 연이어 참석하던 리메드의 부스에 짐머 관계자가 방문하면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2017년 짐머는 리메드가 개발한 신경자기장자극기(NMS)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로 200만달러어치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NMS는 신경계에 자기장 자극을 가해 만성적인 통증을 치료하는 기기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자기장 세기가 타사 제품보다 강하고, 작동할 때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떨어뜨리는 고유의 냉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짐머 측이 주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메드는 지난해부터 짐머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고 짐머는 유럽 등에서 제품을 팔았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전략적 투자협약을 맺으며 협력 폭을 넓혔다. 회사 관계자는 “짐머 임원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던 중 올해 상장을 하는데 투자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더니 짐머 측에서 흔쾌히 동의했다”며 “규모는 작지만 짐머로부터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만한 회사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지난달 짐머에 공급하는 리메드의 NMS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고 미국에 출시됐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시장에 내놓은 지 1주일 만에 105대가 팔렸다. 리메드와 짐머는 비만 등 미용에 쓰이는 NMS를 공동 개발해 미국의 헬스케어 기업 엘러간에 공급할 계획이다. 개발이 거의 마무리돼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양사는 리메드의 주력 제품인 경두개 자기자극기(TMS)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TMS는 자기장으로 뇌신경을 자극해 우울증, 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치료하는 기기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짐머 설립 50주년을 맞아 이근용 대표와 독일을 방문해 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을 모색하자는 얘기를 했다”며 “올해 말 미국에서 TMS의 품목허가를 받을 예정인데 짐머와 협력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