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종근당 인도네시아 합작사 CKD-OTTO의 항암제 공장 준공식에서 백인현 CKD-OTTO 대표(오른쪽부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닐라 파리드 모에로에크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 장관, 지미 수다르타 멘사그룹 회장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종근당  제공
지난 9일 종근당 인도네시아 합작사 CKD-OTTO의 항암제 공장 준공식에서 백인현 CKD-OTTO 대표(오른쪽부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닐라 파리드 모에로에크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 장관, 지미 수다르타 멘사그룹 회장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종근당 제공
종근당이 인도네시아에 항암제 공장(사진)을 세웠다. 해외 첫 생산기지다. 인도네시아를 교두보 삼아 아시아, 중동,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첫 할랄인증 항암제 공장

종근당은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치카랑에서 합작법인 CKD-OTTO의 항암제 생산공장 준공식을 했다. 종근당은 2015년 9월 인도네시아 제약회사인 OTTO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16년 7월 자카르타에서 50㎞ 떨어진 치카랑 산업단지에 항암제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획득했다. 올해 2월에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MUI)로부터 할랄(halal)인증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최초 할랄인증 항암제 공장이다.

공장 건립에는 3000만달러가 투입됐다. 연면적 1만2588㎡ 규모의 지상 2층 건물로 연간 약 160만 바이알(병)의 항암제를 생산할 수 있다. 종근당은 제품 생산기술과 운영 시스템을 이전해 시험생산을 완료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주요 항암제의 품목허가를 추가로 받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닐라 파리드 모에로에크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 장관은 “CKD-OTTO 항암제 공장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고품질 의약품을 보급하게 됐다”며 “인도네시아 제약산업의 발전은 물론 의약품 수출을 통한 인도네시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아프리카, 유럽까지 진출

종근당, 印尼에 항암제 공장…글로벌 진출 가속
종근당이 첫 번째 해외 진출지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것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7000만 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제약시장 규모는 2018년 약 8조원에서 2023년 약 13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의약품 수출이 쉽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의약품을 유통, 판매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 회사와 협력해야 하고 5년 이내 해당 의약품을 기술 이전해 현지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서면 승인을 얻어야 한다. 종근당은 자국에 생산설비를 갖춰야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인도네시아 법령에 따라 생산시설의 현지화 전략을 선택했다.

인도네시아의 항암제 시장은 23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8% 이상 성장하고 있다. 종근당은 항암제 중에서도 공정 난도가 높아 현지 생산업체가 많지 않은 세포 독성 항암 주사제에 주목했다. 인도네시아의 세포 독성 항암제 시장은 1300억원 규모다. 전체 항암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항암 주사제를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고 수출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할랄인증을 받아 20억 인구에 달하는 인근 이슬람 국가로도 수출이 가능하다. 종근당은 아세안경제공동체(AEC)와 북아프리카,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시장 규모와 성장성이 큰 기회의 시장”이라며 “항암제 공장이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올해를 종근당의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