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대통령이 스스로 주인공의 자리를 내줘 대통령 행사가 전과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탁현민 "대통령이 주인공에 자리를 내줘 행사 달라져"
탁 자문위원은 이날 오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순천시 정책아카데미 특강에서 "실제로 살다 보면 말직이어도 의전을 받으려는 사람이 있는데 대통령이 의전을 받으려고 하지 않으니 누구도 받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품격과 스토리가 담긴 행사기획'을 주제로 대통령 행사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소방의 날 행사에서 순직 소방관 자녀를 초청한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소방관 몇분이 돌아가셨다고 보고하자 대통령께서 관련 자료를 다 가져오라고 하셨다"며 "행사에서 대통령이 한 명 한 명에게 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는지 설명하는 모습은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5·18기념식에서 대통령이 유족을 안아주는 장면에 대해 "대통령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분이신데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이 장면 하나 때문에 전체 행사가 달라 보였다"고 말했다.

6.25 참전용사 유해 봉환식에서 문 대통령이 50여분간 유해 위에 일일이 참전 기장을 놓는 장면에서는 진정성의 중요성을 발견했다.

그는 "행사의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고 유일한 방법은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참전용사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전 기장을 놓는 장면에서 진정성을 보여주는 방법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방한했을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탁 자문위원은 "고종이 계셨고 미국의 초대공사를 임명한 덕수궁 석조전에서 만찬을 하려고 했으나 문화재라는 이유로 하지 못했다"며 "미국에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행사했는데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출에 대해 "우리 시대가 그리워하는 것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국가 행사는 왜 하는지 본질은 사라지고 형태만 남아 그 형식 안에 들어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다 흥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탁 자문위원은 이어 "바쁜 사람은 상상력을 가질 수 없다"며 "상상력은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을 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탁 자문위원은 공연 기획자로서 윤도현 밴드, 강산에, 정태춘·박은옥 등 다수의 공연을 연출했다.

청와대 행정관으로 재직하며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공식 만찬 메뉴로 독도새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