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외교부 "터키 활동 불법으로 규정한 EU·그리스 성명 거부할 것"

터키, EU·주변국 반발에도 동지중해 가스 시추 강행키로
터키가 유럽연합(EU)과 그리스·키프로스 등 주변국의 반발에도 동(東)지중해에서 천연가스 시추를 강행할 계획이다.

터키 외교부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그리스 외무부와 EU 관계자들이 터키의 활동을 불법이라고 규정한 성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EU는 그리스와 키프로스 정부가 꾸민 불법적인 연극의 배우가 됐다"며 "EU는 키프로스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서 정직한 중재인이 될 수 없음이 명확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터키는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의 권리와 이익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는 5월 시추선 '파티흐'로 동지중해에서 천연가스 탐사·시추를 시작했으며, 최근 시추선 '야우즈'를 동지중해에 추가 투입했다.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 장관은 지난 8일 "야우즈가 일주일 안으로 카르파시아(카르파스 반도) 주변 동지중해에서 시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키프로스섬 남부를 차지한 키프로스공화국과 그리스, EU는 강하게 반발했다.

키프로스는 터키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는 등 국제법을 어기고 있다며 규탄했다.

프로드로모스 프로드로모우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그리스 국영 TV에 "키프로스공화국은 주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가진 모든 법적·외교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터키가 키프로스의 북동쪽에서 불법으로 추가 시추작업을 하려는 시도는 심각하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지중해 키프로스섬은 그리스계 주민이 대부분인 키프로스공화국과 튀르크계 주민이 다수인 북키프로스로 분단돼 있다.

국제법적으로 인정받는 정식 국가인 키프로스공화국은 다국적 에너지기업과 함께 동지중해 자원 개발을 추진 중이나,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주변 대륙붕 자원에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시추선 투입을 강행했다.

터키, EU·주변국 반발에도 동지중해 가스 시추 강행키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