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뱅 1년 만에 '수신 1조' 대박…저축銀 넘어 핀테크 '메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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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웰컴저축은행
예상 뛰어넘는 성공 거둔 웰뱅
다운로드 수 60만건·실 사용자 48만명
저축銀 최초 24시간 금융·상담 서비스
예상 뛰어넘는 성공 거둔 웰뱅
다운로드 수 60만건·실 사용자 48만명
저축銀 최초 24시간 금융·상담 서비스
웰컴저축은행은 2018년 4월 저축은행 최초의 풀(full)뱅킹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인 ‘웰뱅(웰컴디지털뱅크)’을 선보였다. 출범 1년 만에 다운로드 수 60만 건, 실 사용자 48만 명을 기록하는 등 모바일 뱅킹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웰뱅을 통한 누적 수신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회사 전체 수신액(6월 말 기준 2조1800억원)의 46%에 달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수신 1조원’을 달성한 사례는 전 금융회사를 통틀어도 몇 되지 않는다.
웰뱅은 ‘인터넷은행 수준의 모바일 앱’을 목표로 개발됐다. 지문 인식 및 패턴입력만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다. ‘저축은행 최초’라는 타이틀도 적지 않다. 최초의 풀뱅킹 앱을 통한 24시간 금융서비스, 최초의 챗봇(채팅로봇) 24시간 고객상담 등이다. 하루 300만원까지 여섯 자리 비밀번호를 통해 송금·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저축은행 최초다. 하루 이체 300만원은 아직 인터넷은행과 몇몇 시중은행 앱에서만 가능하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공을 거둔 웰뱅은 최근 다른 저축은행들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웰뱅의 성공에 고무된 다른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자체 모바일 앱 개발에 뛰어들었다. 웰뱅은 최근 저축은행을 넘어 금융회사 전체의 ‘디지털 전환 성공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가속화에 웰뱅은 필연
2017년 웰뱅 개발을 최종 결정한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성공을 자신했다. 웰컴저축은행은 2014년 출범 이후 디지털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저축은행이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먼저 본사 인력의 절반을 정보기술(IT) 개발 인력으로 꾸렸고, 매년 100억원대 디지털 운영비를 책정했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은 결심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이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신용평가시스템(CSS)에 가장 큰돈을 투자하는 저축은행이기도 했다. CSS는 고객의 재무 연혁을 보고 상환능력을 예측해 등급화하는 평가 시스템이다. 웰컴저축은행의 CSS는 금융거래 기록이 적은 고객도 엄밀히 분석하는 게 특징이다. 공공요금 및 통신비 납부이력, 자동차 할부와 같은 렌털 데이터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다. 저축은행 중 가장 먼저 CSS를 도입했다.
웰뱅의 비대면 여신에는 기존에 쌓아온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 기반 CSS 시스템 노하우를 가미했다. 고객의 상환 가능성을 엄밀히 평가할수록 대출 금리를 낮추고, 회사 수익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기존에 없던 서비스 담아라”
웰뱅의 탄생까지는 1년이 넘는 개발기간과 수십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풀뱅킹 앱으로선 보기 힘든 획기적 기능을 넣는 게 목표였다. 웰뱅에 적용된 타 금융사 거래내역 조회와 사업자 카드매출조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다른 금융사의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은 웰뱅이 어느 금융사의 앱보다 빨랐다. 자체 개발한 기술과 다른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이 기능을 집어넣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오픈뱅킹 도입을 예고하면서 조만간 모든 금융앱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 카드매출조회는 기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유료로 서비스하고 있었다. 웰뱅은 사용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웰뱅 계좌를 카드매출입금 계좌로 지정하면 입금 누락분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게 특징이다. 웰뱅을 통한 자영업자 대출 및 수신이 급속도로 늘어나게 된 배경이다.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보다 웰컴저축은행이 보유한 금융데이터가 많고, 웰뱅에 충분한 자본을 투입할 수 있었던 점도 성공을 자신한 이유다. 최근 다른 금융사들과 핀테크 업체들이 앱에 속속 담고 있는 무료 신용등급 확인 서비스도 넣었다.
○웰뱅이 ‘주거래 은행’으로
2018년 4월 출시된 웰뱅은 공인인증서 없는 송금·이체, 비대면 여·수신 등의 서비스에 힘입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웰뱅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7만 대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도록 했다. 앱에서 각종 모바일 상품권을 상시 할인하는 서비스도 운영했다. 웰뱅의 영업 외 시간 이용률은 절반 수준에 이른다. 저축은행에서 예금하는 패턴도 바뀌었다. 기존 고객은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주는 1년 만기의 정기예금 상품에 끌려 저축은행 예금을 찾았지만, 웰뱅을 통해 유입된 고객은 입출금이 편한 보통예금 혹은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정기적금 상품에 가입했다. 계좌를 통한 자동이체(CMS) 등록 건수도 40%가량 증가했다.
웰뱅 출범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를 이용한 고객은 지난달 말 기준 86%를 차지했다. 대부분 20~40대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간편이체 누적 금액은 1조5000억원 규모다. 웰뱅을 비대면 주거래 은행으로 쓰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웰뱅 출시를 계기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저축은행 영업지역 제한이 무의미해졌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지역 규제 한계 넘는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웰뱅을 2.0 버전으로 개편했다. 출시 직후 추가할 서비스를 계획했고, 지난 5월 개편 작업을 끝냈다.
새 웰뱅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인별로 다르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송금·이체 서비스를 인터넷은행 모바일 앱과 비슷하게 직관적으로 바꿨다. 수시입출금 상품의 우대 한도를 조정하고 이자 지급 주기도 3개월에서 1개월로 개편했다. 웰뱅전용상품인 ‘웰컴 비대면 보통예금’ 계좌는 잔액 5000만원까지 연 1.7%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직장인 보통예금은 1000만원 예금 기준 연 2.5%의 금리를 준다. ‘잔돈모아올림 정기적금’은 만기 시 1만원 이하의 금액은 1만원으로 올려 이자를 쳐준다. 1000원 이하의 잔돈을 수시로 적금계좌에 넣을 수 있어 ‘짠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웰뱅은 ‘인터넷은행 수준의 모바일 앱’을 목표로 개발됐다. 지문 인식 및 패턴입력만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다. ‘저축은행 최초’라는 타이틀도 적지 않다. 최초의 풀뱅킹 앱을 통한 24시간 금융서비스, 최초의 챗봇(채팅로봇) 24시간 고객상담 등이다. 하루 300만원까지 여섯 자리 비밀번호를 통해 송금·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저축은행 최초다. 하루 이체 300만원은 아직 인터넷은행과 몇몇 시중은행 앱에서만 가능하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공을 거둔 웰뱅은 최근 다른 저축은행들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웰뱅의 성공에 고무된 다른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자체 모바일 앱 개발에 뛰어들었다. 웰뱅은 최근 저축은행을 넘어 금융회사 전체의 ‘디지털 전환 성공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가속화에 웰뱅은 필연
2017년 웰뱅 개발을 최종 결정한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성공을 자신했다. 웰컴저축은행은 2014년 출범 이후 디지털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저축은행이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먼저 본사 인력의 절반을 정보기술(IT) 개발 인력으로 꾸렸고, 매년 100억원대 디지털 운영비를 책정했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은 결심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이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신용평가시스템(CSS)에 가장 큰돈을 투자하는 저축은행이기도 했다. CSS는 고객의 재무 연혁을 보고 상환능력을 예측해 등급화하는 평가 시스템이다. 웰컴저축은행의 CSS는 금융거래 기록이 적은 고객도 엄밀히 분석하는 게 특징이다. 공공요금 및 통신비 납부이력, 자동차 할부와 같은 렌털 데이터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다. 저축은행 중 가장 먼저 CSS를 도입했다.
웰뱅의 비대면 여신에는 기존에 쌓아온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 기반 CSS 시스템 노하우를 가미했다. 고객의 상환 가능성을 엄밀히 평가할수록 대출 금리를 낮추고, 회사 수익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기존에 없던 서비스 담아라”
웰뱅의 탄생까지는 1년이 넘는 개발기간과 수십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풀뱅킹 앱으로선 보기 힘든 획기적 기능을 넣는 게 목표였다. 웰뱅에 적용된 타 금융사 거래내역 조회와 사업자 카드매출조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다른 금융사의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은 웰뱅이 어느 금융사의 앱보다 빨랐다. 자체 개발한 기술과 다른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이 기능을 집어넣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오픈뱅킹 도입을 예고하면서 조만간 모든 금융앱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 카드매출조회는 기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유료로 서비스하고 있었다. 웰뱅은 사용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웰뱅 계좌를 카드매출입금 계좌로 지정하면 입금 누락분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게 특징이다. 웰뱅을 통한 자영업자 대출 및 수신이 급속도로 늘어나게 된 배경이다.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보다 웰컴저축은행이 보유한 금융데이터가 많고, 웰뱅에 충분한 자본을 투입할 수 있었던 점도 성공을 자신한 이유다. 최근 다른 금융사들과 핀테크 업체들이 앱에 속속 담고 있는 무료 신용등급 확인 서비스도 넣었다.
○웰뱅이 ‘주거래 은행’으로
2018년 4월 출시된 웰뱅은 공인인증서 없는 송금·이체, 비대면 여·수신 등의 서비스에 힘입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웰뱅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7만 대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도록 했다. 앱에서 각종 모바일 상품권을 상시 할인하는 서비스도 운영했다. 웰뱅의 영업 외 시간 이용률은 절반 수준에 이른다. 저축은행에서 예금하는 패턴도 바뀌었다. 기존 고객은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주는 1년 만기의 정기예금 상품에 끌려 저축은행 예금을 찾았지만, 웰뱅을 통해 유입된 고객은 입출금이 편한 보통예금 혹은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정기적금 상품에 가입했다. 계좌를 통한 자동이체(CMS) 등록 건수도 40%가량 증가했다.
웰뱅 출범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를 이용한 고객은 지난달 말 기준 86%를 차지했다. 대부분 20~40대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간편이체 누적 금액은 1조5000억원 규모다. 웰뱅을 비대면 주거래 은행으로 쓰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웰뱅 출시를 계기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저축은행 영업지역 제한이 무의미해졌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지역 규제 한계 넘는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웰뱅을 2.0 버전으로 개편했다. 출시 직후 추가할 서비스를 계획했고, 지난 5월 개편 작업을 끝냈다.
새 웰뱅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인별로 다르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송금·이체 서비스를 인터넷은행 모바일 앱과 비슷하게 직관적으로 바꿨다. 수시입출금 상품의 우대 한도를 조정하고 이자 지급 주기도 3개월에서 1개월로 개편했다. 웰뱅전용상품인 ‘웰컴 비대면 보통예금’ 계좌는 잔액 5000만원까지 연 1.7%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직장인 보통예금은 1000만원 예금 기준 연 2.5%의 금리를 준다. ‘잔돈모아올림 정기적금’은 만기 시 1만원 이하의 금액은 1만원으로 올려 이자를 쳐준다. 1000원 이하의 잔돈을 수시로 적금계좌에 넣을 수 있어 ‘짠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