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불법체류자 단속 중 미얀마인 한 명이 추락사한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책임자 징계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11일 법무부로부터 지난 1월 전달한 권고안에 ‘일부 불수용’ 의견을 담은 회신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경기 김포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미얀마인 불법체류자 한 명이 단속을 피하려다 7.5m 아래로 떨어져 추락사하자 해당 사건에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인권위는 단속반원들이 추락사고가 난 뒤에도 단속을 강행했다며 올 1월 법무부에 △책임자 징계 △인명사고 예상시 단속 중지 △단속과정 녹화 의무화 △형사처벌에 준하는 감독방안 마련 등의 권고안을 전달했다.

법무부는 책임자 징계와 단속과정 녹화 의무화 등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무부는 “국가배상소송이 확정된 이후 판결 결과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치할 계획”이라며 “녹화도 초상권 논란이 있어 전면 도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형사사법 절차에 준하는 감독 방안 마련도 ‘입법정책 상의 문제’라며 권고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안전사고 대응 규정을 명확히 하고 단속반원들에 인권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은 회피한 채 단속 직원 교육 위주의 조치만을 하겠다는 것은 국가기관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