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윤' 지고 이성윤·문찬석·조남관 급부상
검찰 권력의 핵심인 차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남부지검장 후보가 이성윤 대검찰청 반부패부장과 문찬석 대검 기획조정부장, 조남관 대검 과학수사부장 등 3명으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였던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은 자신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비리 사건 관련 변호사 소개 논란으로 사실상 후보군에서 빠졌다.

검찰 내부에선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뜨겁게 달군 ‘윤우진 사건’으로 윤 국장이 당분간 요직을 맡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 국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시절 1년 선배였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학생운동을 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는 ‘대윤·소윤(大尹·小尹)’으로 불리는 막역한 사이로 그동안 청와대와 검찰의 가교역할을 해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10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윤 국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전망은 어느 정도 여권 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윤 검찰총장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기도 한 이성윤 검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학 동문으로 경희대 출신 첫 검사장이다. 2004~2006년에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돼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원칙주의자로 꼼꼼하고 강단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가 이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다면 윤 후보자에 대한 ‘견제구’성격도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유력한 조국 수석과 이 검사장 사이에 윤 총장을 둠으로써 청와대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증권범죄 수사통’인 문찬석 검사장과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조남관 검사장도 유력 후보다. 문 검사장은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의 초대 2차장검사를 맡았고, 금융감독원 거래소 등과 함께 주가조작 감시 처벌 시스템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조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자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나가 국정원 개혁을 이끌며 과거 청산 작업을 주도했다.

법조계에선 지난 4월 말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치로 발생한 여야 국회의원 100여 명의 무더기 고소·고발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장에도 서울중앙지검장 못지않은 중량감 있는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