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대에만 카풀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위를 통과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와 풀러스는 카풀사업에서 손을 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카풀 허용 시간이 평일 오전 7~9시, 오후 6~8시로 두 시간씩에 불과한 데다 주말과 공휴일은 영업 자체가 허용이 안 돼 정상적인 사업이 어려워진 탓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 반발 속에 중단했던 ‘카카오T카풀’의 재출시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 제약과 관계없이 운영할 수 있었던 카풀 서비스가 큰 제약을 받게 돼 더 이상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택시·카풀 대타협기구 합의안에 있는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혁신형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이상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택시업계와 다시 마찰을 빚는 것보다 차라리 사업을 접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매월 일정 기여금을 내고 면허를 확보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풀러스도 사업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사업성도 낮고, 카풀 참여자도 만족시키기 어려운 법안”이라며 “정부 정책 방향은 택시를 활용한 혁신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풀러스도 규제혁신형 플랫폼 틀 안에서 사업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위츠모빌리티(서비스명 어디고)와 위모빌리티 역시 개정안 내용에 불만을 나타냈다.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는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로 출퇴근 교통 수단을 억제하는 건 국민을 생각하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부터 잇단 택시 기사의 분신 등 논란이 일었던 승차공유 서비스 도입 문제는 택시업계 완승으로 끝나게 됐다. 25만 명에 달하는 택시기사 실력 행사에 정치권이 이들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인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T카풀 회원으로 가입한 9만 명의 고객들도 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는 “정치권이 사실상 택시업계 손을 들어준 결과”라며 “기존의 택시를 활용하지 않고 승차공유 서비스를 하는 건 한국 시장에서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우섭/김남영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