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 국장은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 등 경제보복으로 한일 갈등에 대해 국무부 고위 관리들과 만나 일본 조치의 문제점을 충분히 논의했고, 미국 측이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11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서로 논의를 했고, 그것에 대해 미 측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선 한국과 일본 모두가 굉장히 중요한 동맹국이고, 이 중요한 동맹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미국에도 절대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날 방미한 그는 이날 고위경제 대화 국장급 협의를 통해 국무부의 롤런드 드 마셀러스 국제금융개발담당 부차관보, 마크 내퍼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등과 만났다. 오후엔 내퍼 부차관보와 별도 회동도 가졌다.

김 국장은 미국이 향후 이 문제에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에 관한 물음엔 "이건 중재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어쨌든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고 또 이것이 계속 악화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내퍼 부차관보와의 회동에 대해선 "서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며 "미 측도 이 사안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심각성이라든지 이런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범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선 "외교부와 산업부가 한 팀이 돼 같은 전략을 짜고 움직이고 있다"며 "외교부와 산업부는 각각의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외교부는 국무부와 안보 부처, 산업부는 무역대표부(USTR)라든지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우리 입장을 계속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추가 제재를 둘러싼 우려와 관련해서는 "저희가 가진 우려에 대해선, 그런 것이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했다.

앞서 김 국장은 내퍼 부차관보와 별도로 만나기 전 취재진에게 "일본측 조치의 문제점, 그것이 미국 경제를 포함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다음에 한미일 안보 협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추가 일정을 소화한 뒤 12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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