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환/사진=한경DB
강지환/사진=한경DB
"회식은 죄가 없습니다."

배우 강지환의 갑작스러운 성추문으로 TV조선 주말드라마 '조선생존기'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올 초부터 연달아 이어지는 인기 연예인들의 성추문과 그로 인한 주변의 피해가 막심한 만큼 연예가에서도 '몸 단속'에 나서는 분위기다.

강지환은 12일 오전 11시 40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쳤다. 강지환은 지난 9일 소속사 회식을 마친 후, 외주 스태프 A, B 씨와 함께 자신의 자택에서 2차를 했다. 강지환은 이들이 자는 방에 들어가 A 씨를 성폭행하고, B 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준강간 혐의로 강지환에 대해 지난 11일 구송영장을 신청했다. 여기에 영장실질심사까지 이어진 것.

강지환의 성추문으로 당장 방영 중이던 TV조선 주말드라마 '조선생존기'도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TV조선 측은 오는 13일과 14일 방영 예정이던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강지환의 소속사이자 '조선생존기' 제작사인 화이브라더스코리아 역시 강지환의 하차를 결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 화이브라더스는 새 남자 주인공을 찾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성범죄 의혹을 받고 물러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

강지환의 긴급체포는 연예가에도 충격을 안겼다. 강지환은 경찰조사에서 회식으로 이어진 술을 탓하고 있기에 일각에서는 "불필요한 술자리는 피한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주변의 평판을 더욱 신경쓰게 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강지환의 피해자로 알려진 헤어, 메이크업 담당 스태프는 매니저 만큼이나 연예인들과 돈독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촬영이 끝나면 더 자주 뭉쳐 식사나 술자리를 갖는다.

한 관계자는 "함께 현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접전도 많고, 친밀할 수 밖에 없는데 그걸 소속사 입장에서 막을 순 없는 노릇"이라며 "다들 말은 안해도 회식 자리에서 조심하고 스스로 단속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승리, 버닝썬 등 핵폭탄 급 이슈가 지나간 뒤라 충격은 덜했지만 이번 강지환 사태 이후 매니저 등 스태프와 배우의 술자리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문제는 회식, 술자리가 아니다"는 지적도 있다. 강지환은 물론, 승리, 정준영 등의 사례로 볼 수 있듯 "추문에 휩싸일 경우 본인 뿐 아니라 주변까지 피해가 번지는 만큼 캐스팅에 앞서 평판 조회를 더욱 신중하게 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하는 매니지먼트 관계자도 있었다.

미투, 술, 학교폭력 등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 의식이 높아지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반감도 높아진 만큼 "업계의 검증이 더욱 꼼꼼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

한 매니저는 "요즘은 대본에도 성적 수치심을 느낄 경우 즉각 신고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며 "요즘 같이 비밀이 없는 세상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같이 일하자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연출자 역시 "술이나 여자, 태도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이 도는 사람들은 시기가 문제일 뿐 같은 문제로 언론에 오르내리기 마련"이라며 "다른 카드가 있다면 피하고 싶은게 당연한 이치 아니겠냐"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한편 강지환은 이날 1시간여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강지환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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