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항혈소판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종종 건강검진이나 수술을 앞두고 임의로 약을 끊는 환자들이 있는데 위험한 행동입니다.” 신상훈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는 “협심증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증상이 없다고 약 먹는 것을 소홀히 하면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히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증, 협심증 등의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내과 의사다.

심장은 온몸에 피를 보내며 산소와 영양소를 전달하는 펌프작용을 한다. 이런 심장근육을 둘러싼 혈관이 관상동맥이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져 생기는 질환이다. 관상동맥 내부의 동맥경화성 변화는 20대 초반부터 서서히 진행되다가 혈관이 70% 이상 좁아지면 증상을 호소한다. 신 교수는 “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혈액 요구량과 공급량에 차이가 나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라고 했다. 그는 “협심증은 50~60대가 되면 환자가 증가한다”며 “20~30대에 협심증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협심증이 아닌 다른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협심증 환자는 심장 근육이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면 통증을 느낀다.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심장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다, 숨이 차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신 교수는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산에 올라갈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통증이 생겼다가 쉬면 통증이 가라앉는 환자가 많다”며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통증에 덜 민감해 가슴이 답답하다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기도 한다”고 했다. 목이나 어깨 부분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협심증 증상이 생길 경우 나이트로글라이세린이라는 약을 혀 밑에 넣어 녹이면 혈관이 확장돼 통증이 줄어든다. 하지만 협심증이 심해지면 활동하지 않아도 통증을 호소하고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이런 불안정형 협심증은 심근경색증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바로 응급실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협심증 의심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심전도, 흉부 엑스레이, 운동부하검사, 심장 초음파, 핵의학 영상검사, 관상동맥 CT 등을 통해 진단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을 먹어 치료한다. 약이 듣지 않으면 시술이나 수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상동맥조영술로 문제가 있는 혈관을 파악한다. 이후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를 넣는다. 신 교수는 “심장은 오른쪽에 하나, 왼쪽에 두 개의 혈관이 있는데 이들 혈관이 모두 심하게 막힌 환자는 수술해야 한다”며 “혈관이 안 좋은 젊은 환자는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스텐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수술을 먼저 선택하기도 한다”고 했다.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아스피린 등의 항혈소판제제를 먹어야 한다. 스텐트 시술 부위 등에 피떡(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약을 먹으면 멍이 잘 들고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항혈소판제제를 먹는 환자가 위내시경을 하거나 수술을 해야 한다면 시술해준 의사와 상의해 약을 조절해야 한다. 이달부터 정부는 국가 폐암 검진을 시작한다.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들이 1만원 정도만 내면 저선량 폐 CT 검사를 받게 된다. 신 교수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는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관이 굳어지는 석회화가 많다”며 “이들이 흉부 CT를 찍으면 일부는 혈관 석회화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