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올린 상태서 2.9% 인상도 충격…가게 접고 내가 알바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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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동결될 줄 알았는데…"소상공인·中企의 절규
편의점 "임금 오른 2년새 점포당 알바 일자리 1개 사라져"
음식점 "손님 줄고 임차료 내기도 빠듯…이대로면 폐업"
中企 "사용자 측서 인상안 내놓다니, 희망 잃었다" 허탈
편의점 "임금 오른 2년새 점포당 알바 일자리 1개 사라져"
음식점 "손님 줄고 임차료 내기도 빠듯…이대로면 폐업"
中企 "사용자 측서 인상안 내놓다니, 희망 잃었다" 허탈
“올해는 최소한 동결될 줄 알았습니다. 최저임금위원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보기나 한 건가요. 손님은 줄고 각종 비용은 오르고 문 닫을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서울 서대문구의 한 음식점 사장)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된 12일 자영업과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동결을 기대한 소상공인들은 “폐업은 시간문제”라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쏟아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한 임원은 “지난 2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평균 2.5명이던 편의점당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1개씩 사라졌다”며 “이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를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할 말 잃은 자영업자들
내수 경기 부진과 모바일 및 주문배달 시장 확대로 고전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이번 인상을 날벼락으로 여기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해 이후 29% 오른 최저임금 탓에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 더 이상 감축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영업 중인 한 편의점 점주는 “역대 최저 수준의 ‘소폭 인상’이라고 하는데 농구공의 2.9%와 야구공의 2.9%는 큰 차이가 있다”며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이미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상태여서 조금만 더 올라도 충격이 크다는 얘기다.
서울 종로에서 15년째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9)는 “정부가 몇 년째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면서 종업원 10명 중 절반을 해고했다”며 “더 이상 자를 종업원도 없는데 또 올라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경기 침체로 매출은 오히려 쪼그라들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종로 D공인중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임대료 내기조차 빠듯해 한다”며 “이대로 가면 종로 상권 전체가 죽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 사장 A씨는 최근 가게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옆집도 문을 닫아 처분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A씨는 “올 들어 저녁은 물론 점심 손님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또 인상됐는데 누가 가게를 열 생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독산동 우시장 내 고기 유통점 관계자는 “기존 식당들이 잘 안되다 보니 매출이 계속 감소세”라며 “주변에도 가게 운영 여부를 고민하는 점주가 많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정부 당국이 직접 나서 향후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최근 임시총회에서 소상공인의 생존권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결의했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최저임금 구분 적용 등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국적인 규탄대회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세 중기인도 “답답하다”
영세 중소기업도 뿔이 나긴 마찬가지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여파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변수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제조업체 사장은 “거위 배를 갈라놓고 알을 더 낳으라고 하는 것 같다”면서 “이번에 동결됐어야 정부 정책 변화를 기대하고 시장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경기도의 한 생활용품업체 사장도 “자꾸 벼랑으로 내몰면 결국 손을 들고 만다”며 “주변 업체 사장들이 ‘희망을 잃었다’고 말할 정도”라고 악화된 분위기를 전했다.
전남의 한 제조업체는 판매 부진으로 지난 5일에 이어 이날도 대체 휴무를 시행했다. 이 회사 사장은 “사용자 측에서 인상안을 제시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매출이 줄고 수익은 안 나 울고 싶었는데 알아서 문 닫으라고 뺨 때려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한 뿌리기업 대표는 “중기부가 곡소리 나는 중소기업 입장을 잘 대변해줄 줄 알았는데 다시 인상돼 배신감이 느껴진다”며 “경영 환경을 개선할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김진수/안효주 기자/박지웅 인턴기자 true@hankyung.com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된 12일 자영업과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동결을 기대한 소상공인들은 “폐업은 시간문제”라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쏟아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한 임원은 “지난 2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평균 2.5명이던 편의점당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1개씩 사라졌다”며 “이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를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할 말 잃은 자영업자들
내수 경기 부진과 모바일 및 주문배달 시장 확대로 고전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이번 인상을 날벼락으로 여기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해 이후 29% 오른 최저임금 탓에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 더 이상 감축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영업 중인 한 편의점 점주는 “역대 최저 수준의 ‘소폭 인상’이라고 하는데 농구공의 2.9%와 야구공의 2.9%는 큰 차이가 있다”며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이미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상태여서 조금만 더 올라도 충격이 크다는 얘기다.
서울 종로에서 15년째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9)는 “정부가 몇 년째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면서 종업원 10명 중 절반을 해고했다”며 “더 이상 자를 종업원도 없는데 또 올라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경기 침체로 매출은 오히려 쪼그라들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종로 D공인중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임대료 내기조차 빠듯해 한다”며 “이대로 가면 종로 상권 전체가 죽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 사장 A씨는 최근 가게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옆집도 문을 닫아 처분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A씨는 “올 들어 저녁은 물론 점심 손님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또 인상됐는데 누가 가게를 열 생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독산동 우시장 내 고기 유통점 관계자는 “기존 식당들이 잘 안되다 보니 매출이 계속 감소세”라며 “주변에도 가게 운영 여부를 고민하는 점주가 많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정부 당국이 직접 나서 향후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최근 임시총회에서 소상공인의 생존권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결의했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최저임금 구분 적용 등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국적인 규탄대회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세 중기인도 “답답하다”
영세 중소기업도 뿔이 나긴 마찬가지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여파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변수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제조업체 사장은 “거위 배를 갈라놓고 알을 더 낳으라고 하는 것 같다”면서 “이번에 동결됐어야 정부 정책 변화를 기대하고 시장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경기도의 한 생활용품업체 사장도 “자꾸 벼랑으로 내몰면 결국 손을 들고 만다”며 “주변 업체 사장들이 ‘희망을 잃었다’고 말할 정도”라고 악화된 분위기를 전했다.
전남의 한 제조업체는 판매 부진으로 지난 5일에 이어 이날도 대체 휴무를 시행했다. 이 회사 사장은 “사용자 측에서 인상안을 제시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매출이 줄고 수익은 안 나 울고 싶었는데 알아서 문 닫으라고 뺨 때려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한 뿌리기업 대표는 “중기부가 곡소리 나는 중소기업 입장을 잘 대변해줄 줄 알았는데 다시 인상돼 배신감이 느껴진다”며 “경영 환경을 개선할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김진수/안효주 기자/박지웅 인턴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