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없이 마주앉은 한일 당국…'보복조치' 두고 5시간반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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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보복 조치 후 첫 회의…인사 등 우호 표현 일절 안하며 의도적 '결례'
日 협의 내용 놓고 딴소리 "한국, 규제강화 철회 요구 안해"…논란 예상
日, 규제단행 구체적 근거 제시 못해…"입장차 여전" 한일 양국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보복 조치와 관련해 첫 실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각자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평행선을 달렸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과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들은 12일 도쿄(東京) 경제산업성 청사에서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 문제를 논의했다.
양국 관계부처 당국자 간 직접 접촉은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한 이후 처음이다.
회의에는 한국 측에선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일본 측에선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 등 양측에서 각각 2명씩 참석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이날 회의는 5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7시 30분에야 끝이 나며 예상보다 긴 시간 진행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당초 회의 시간이 2시간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이날 오후 4시에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계획했지만, 예상보다 3시간30분 이상 길어진 것이다.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한국만을 겨냥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유를 따져 묻고 설명을 요구했다.
또 일본 측이 수출 규제 이유로 일부 품목의 북한 유입설을 흘리는 등 한국 수출 관리의 부적절성을 거론하는데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측은 한국 대법원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며 한국 정부의 무역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취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일본 정부는 조치의 이유로 한국의 수출통제제도와 양자협의체 비진행에 따른 신뢰성 저하를 문제로 삼았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산업부 이호현 무역정책관은 양자협의가 끝난 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문제를 제기할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상당 부분 제기했다"면서 "하지만 입장 차는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회의 시작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회의장은 회의 시작 전 1분만 취재진에 공개됐는데, 양측 참석자들은 악수 등 우호의 표현은 일절 하지 않았다. 특히 양측은 굳은 표정으로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정면을 응시했다.
이날 일본 측은 장소 선정에서부터 한국 측 참가자들에 대한 응대까지 한국을 홀대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경제산업성 10층에 위치한 회의 장소의 뒷면에는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는 글을 프린트한 A4 용지 2장 크기의 종이만 달랑 붙어 있었고, 참가자들이 앉은 테이블에는 회의 참가자들의 이름표 조차 없었다.
회의 장소도 평소에는 창고로 쓰이는 장소인 듯 테이블과 간이 의자가 한 귀퉁이에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기자재 파손 흔적이 있을 정도로 정돈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회의가 열린 곳은 (보통) 회의실이다.
회의 시작 전에 다른 방에서 명함 교환은 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적극적인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이날 협의 내용을 놓고 일본 정부는 기자들에게 한국측이 규제강화 철회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 진위를 둘러싸고 한일 간 갈등이 예상된다.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는 양자협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규제강화의) 철회를 요구하는 발언은 없었다"며 "WTO 위반인지에 대한 발언도 없었고, 일본의 조치가 공급망을 손상시킬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이날 일본과 협의의 자리에 나선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조치 철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협의에서 한국측이 관련 발언을 안했다고 딴소리를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정부 관계자는 "우리측이(협의에 참석한 한국 정부 관계자가) 조치 철회를 요구하지 않았을 리가 있겠느냐"며 "일본이 왜 딴소리를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日 협의 내용 놓고 딴소리 "한국, 규제강화 철회 요구 안해"…논란 예상
日, 규제단행 구체적 근거 제시 못해…"입장차 여전" 한일 양국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보복 조치와 관련해 첫 실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각자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평행선을 달렸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과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들은 12일 도쿄(東京) 경제산업성 청사에서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 문제를 논의했다.
양국 관계부처 당국자 간 직접 접촉은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한 이후 처음이다.
회의에는 한국 측에선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일본 측에선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 등 양측에서 각각 2명씩 참석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이날 회의는 5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7시 30분에야 끝이 나며 예상보다 긴 시간 진행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당초 회의 시간이 2시간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이날 오후 4시에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계획했지만, 예상보다 3시간30분 이상 길어진 것이다.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한국만을 겨냥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유를 따져 묻고 설명을 요구했다.
또 일본 측이 수출 규제 이유로 일부 품목의 북한 유입설을 흘리는 등 한국 수출 관리의 부적절성을 거론하는데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측은 한국 대법원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며 한국 정부의 무역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취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일본 정부는 조치의 이유로 한국의 수출통제제도와 양자협의체 비진행에 따른 신뢰성 저하를 문제로 삼았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산업부 이호현 무역정책관은 양자협의가 끝난 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문제를 제기할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상당 부분 제기했다"면서 "하지만 입장 차는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회의 시작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회의장은 회의 시작 전 1분만 취재진에 공개됐는데, 양측 참석자들은 악수 등 우호의 표현은 일절 하지 않았다. 특히 양측은 굳은 표정으로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정면을 응시했다.
이날 일본 측은 장소 선정에서부터 한국 측 참가자들에 대한 응대까지 한국을 홀대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경제산업성 10층에 위치한 회의 장소의 뒷면에는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는 글을 프린트한 A4 용지 2장 크기의 종이만 달랑 붙어 있었고, 참가자들이 앉은 테이블에는 회의 참가자들의 이름표 조차 없었다.
회의 장소도 평소에는 창고로 쓰이는 장소인 듯 테이블과 간이 의자가 한 귀퉁이에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기자재 파손 흔적이 있을 정도로 정돈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회의가 열린 곳은 (보통) 회의실이다.
회의 시작 전에 다른 방에서 명함 교환은 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적극적인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이날 협의 내용을 놓고 일본 정부는 기자들에게 한국측이 규제강화 철회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 진위를 둘러싸고 한일 간 갈등이 예상된다.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는 양자협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규제강화의) 철회를 요구하는 발언은 없었다"며 "WTO 위반인지에 대한 발언도 없었고, 일본의 조치가 공급망을 손상시킬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이날 일본과 협의의 자리에 나선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조치 철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협의에서 한국측이 관련 발언을 안했다고 딴소리를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정부 관계자는 "우리측이(협의에 참석한 한국 정부 관계자가) 조치 철회를 요구하지 않았을 리가 있겠느냐"며 "일본이 왜 딴소리를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