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부동산 대책 후한 평가…재벌·공매도엔 비판 여론
이번 개각서 교체 가능성…총선 차출·차기 경제부총리설도
취임 2년 최종구 금융위원장…개각·총선 앞두고 거취 주목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2년을 맞는다.

재임 기간 중 가상화폐와 9·13 부동산 대책 등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으나 재벌 개혁이나 공매도 등 이슈에서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현 상황에선 정책보다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원년 멤버로서 위원장 재직 기간만 2년에 달하는 만큼 개각과 총선 등 대형 이벤트 앞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19일로 취임한 지 2년이 된다.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서 전반기 동안 금융산업 선진화와 금융시장 안정 책임을 수행했다.

금융권에선 초반기에 다소 흔들리던 최 위원장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점차 안정감을 찾아갔다는 평가가 많다.

초반기 불안정 요인은 금융 부분의 적폐 청산 문제였다.

발화점은 윤석헌 현 금융감독원장이 2017년에 이끌던 금융행정혁신위원회였다.

행정혁신위가 제시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문제를 두고 금융위는 처음에 반대 의견을 냈다가 이후 수용하는 과정에서 혁신 의지를 의심받았다.

노동이사제나 키코(KIKO),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등 개혁 이슈에서도 앞서가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무차입 공매도 문제에 적극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던 점 또한 최 위원장이 자주 비판받는 부분이다.

흐름을 바꾼 것은 2017년 말과 2018년 초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대책이었다.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 등 강경론이 득세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은행을 통한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로 부풀어 오른 풍선의 바람을 빼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한국 가상통화 시세가 외국보다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서서히 사라졌다.

지난해 가을 다시 한번 몰아닥친 부동산 광풍을 잠재우는 데에도 금융당국이 내놓은 솔루션이 상당한 효과를 냈다.

9.13 주택시장 안정방안은 금융과 세제, 공급 등 측면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대책이었지만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다주택자와 전세대출을 제한한 금융부문의 대책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올해 초 내놓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이반된 자영업자들의 민심을 수습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위원장이 위기 상황에서 '솔루션(해결책)'을 낼 수 있는 관료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이런 이유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규제를 도입해 가계부채 안정화에 기여했고 핀테크나 빅데이터 등 이슈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취임 2년 최종구 금융위원장…개각·총선 앞두고 거취 주목
취임 2년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향후 추진할 정책과제보다 최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많다.

개각과 내년 총선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내에선 이달이나 내달 중 단행될 개각에서 최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좀 더 우세하게 보는 분위기다.

이미 2년 임기를 다한 문 정부 '원년 멤버'인 만큼 유임보다 교체가 더 자연스러운 상황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이냐와 별개의 문제로 총선 차출 문제가 남아 있다.

최 위원장은 총선 출마를 부인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장악한 강원 지역을 공략할 수 있는 지명도 있는 여권 인사 중 한 명인 그를 여당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위원장은 강원 강릉 출신으로 강원 영동(嶺東) 지역에서 상당한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본인은 5일 금융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평소 국회의원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고 10일 대정부질문에선 "(출마)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현 상황에서 본인의 의지가 국회를 향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최 위원장의 거취를 차기 경제부총리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와 장시간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몇 안 되는 공무원 출신 경제관료인 데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화학적 결합이 좋다는 점도 이런 가설의 배경이 된다.

최 위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지만 있는 동안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