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일본의 대북제재품목 北반입 여러 차례 지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문가 패널 "北군함에 日민수용 레이더…무기 금수 위반"
日회사, 미사일 이동 사용 기중기 수출 인정…유엔이 금지한 사치품 수출도
정부가 한일 중 어느 국가의 수출통제가 문제인지 국제기구 조사를 받자고 일본에 제안한 가운데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 몇 년 사이 제재 대상이거나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이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것을 여러 차례 지적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이 별 근거 없이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그간 유엔 조사는 오히려 일본이 수출통제에 소극적이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연합뉴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 총 10건을 분석한 결과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특히 민수용은 물론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어 여러 국가가 수출을 통제하는 이중용도(dual-use) 제품이 북한에 넘어간 사례가 발견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2015년 2월 7일 군함에 탑재된 대함 미사일 발사 시험 사진을 공개했는데 사진에 실린 군함의 레이더가 일본 회사 제품으로 확인됐다.
패널은 민간 선박에 널리 사용되는 부품을 군사용으로도 적용할 수 있으며, 이런 부품은 유통 추적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무기 금수 조치 위반을 고려해 각 회원국이 레이더, 소나, 나침반 등 해양 전자제품 수출에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건의했다. 패널은 2014년 3월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카메라와 RC 수신기가 일제라고 판명했다.
2013년 10월 삼척, 2014년 3월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9개 구성품 중 엔진, 자이로 보드, 서버구동기, 카메라, 배터리 등 5개가 일제다.
당시 한국 정부는 무인기와 그 부품의 공급, 판매, 이전이 모든 무기 관련 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일 수 있다고 패널에 통보했다.
패널도 이런 가능성을 인정하고 무인기와 관련 기술을 고려한 수출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삼척, 파주 무인기에 사용된 부품은 일반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으로 제재 목록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2017년 8월과 9월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발사한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대로 옮기는 데 사용된 기중기도 일본에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패널은 조선중앙TV가 2017년 5월 14일 방영한 화성-12 미사일 장착 장면에 등장한 기중기를 일본 회사가 생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해당 일본 회사도 1992년 북한에 기중기 2대를 수출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기중기는 2016년부터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일본발 의심 사례가 지적됐다.
2008년 미얀마에 원통형 원삭기 3대 및 LCR미터를 수출했는데, 이 제품과 수출업자가 보유한 다른 제품을 활용하면 미사일용 자이로스코프를 생산할 수 있다고 패널은 지적했다.
이 수출업자는 2008년에는 미얀마에 터널처럼 덥고 습한 공간의 온도를 낮추는데 적합한 대형 에어컨 4대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북한과 군사협력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다.
2009년에는 일본에서 북한에 굴착기의 종류인 파워셔블 4대를 수출 또는 수출 시도했으며, 2007년과 2008년에도 탱커 트럭 2기를 수출하려고 했다.
또 유엔이 북한 고위층을 겨냥해 제재 목록에 올린 담배, 화장품, 고급 자동차, 피아노 등 사치품도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고서에서 한국의 명확한 문제 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한국이 2012년 12월 회수한 은하 3호 미사일 잔해에는 미국, 중국, 구소련, 스위스, 영국제 부품과 함께 한국에서 생산된 D램 반도체가 발견됐다.
패널은 이 부품들이 제재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 규격품으로 북한이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부품을 무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보고서에는 패널이 한국 정부에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용 유류 반출에 대해 문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패널은 유류 반출의 제재 위반 여부를 명시하지 않은 채 북한으로의 석유 제품 이전을 대북제재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회원국의 의무를 지적했지만, 정부는 이미 포괄적 승인을 받은 만큼 일일이 보고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패널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 국적의 전문가 각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으며, 매년 북한의 제재 위반 사례와 회원국의 제재 이행 동향을 보고하는 등 대북제재위 지원이 목적이다.
보고서 원문은 대북제재위 홈페이지(https://www.un.org/securitycouncil/sanctions/1718/panel_experts/report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日회사, 미사일 이동 사용 기중기 수출 인정…유엔이 금지한 사치품 수출도
정부가 한일 중 어느 국가의 수출통제가 문제인지 국제기구 조사를 받자고 일본에 제안한 가운데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 몇 년 사이 제재 대상이거나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이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것을 여러 차례 지적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이 별 근거 없이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그간 유엔 조사는 오히려 일본이 수출통제에 소극적이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연합뉴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 총 10건을 분석한 결과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특히 민수용은 물론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어 여러 국가가 수출을 통제하는 이중용도(dual-use) 제품이 북한에 넘어간 사례가 발견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2015년 2월 7일 군함에 탑재된 대함 미사일 발사 시험 사진을 공개했는데 사진에 실린 군함의 레이더가 일본 회사 제품으로 확인됐다.
패널은 민간 선박에 널리 사용되는 부품을 군사용으로도 적용할 수 있으며, 이런 부품은 유통 추적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무기 금수 조치 위반을 고려해 각 회원국이 레이더, 소나, 나침반 등 해양 전자제품 수출에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건의했다. 패널은 2014년 3월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카메라와 RC 수신기가 일제라고 판명했다.
2013년 10월 삼척, 2014년 3월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9개 구성품 중 엔진, 자이로 보드, 서버구동기, 카메라, 배터리 등 5개가 일제다.
당시 한국 정부는 무인기와 그 부품의 공급, 판매, 이전이 모든 무기 관련 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일 수 있다고 패널에 통보했다.
패널도 이런 가능성을 인정하고 무인기와 관련 기술을 고려한 수출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삼척, 파주 무인기에 사용된 부품은 일반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으로 제재 목록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2017년 8월과 9월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발사한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대로 옮기는 데 사용된 기중기도 일본에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패널은 조선중앙TV가 2017년 5월 14일 방영한 화성-12 미사일 장착 장면에 등장한 기중기를 일본 회사가 생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해당 일본 회사도 1992년 북한에 기중기 2대를 수출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기중기는 2016년부터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일본발 의심 사례가 지적됐다.
2008년 미얀마에 원통형 원삭기 3대 및 LCR미터를 수출했는데, 이 제품과 수출업자가 보유한 다른 제품을 활용하면 미사일용 자이로스코프를 생산할 수 있다고 패널은 지적했다.
이 수출업자는 2008년에는 미얀마에 터널처럼 덥고 습한 공간의 온도를 낮추는데 적합한 대형 에어컨 4대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북한과 군사협력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다.
2009년에는 일본에서 북한에 굴착기의 종류인 파워셔블 4대를 수출 또는 수출 시도했으며, 2007년과 2008년에도 탱커 트럭 2기를 수출하려고 했다.
또 유엔이 북한 고위층을 겨냥해 제재 목록에 올린 담배, 화장품, 고급 자동차, 피아노 등 사치품도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고서에서 한국의 명확한 문제 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한국이 2012년 12월 회수한 은하 3호 미사일 잔해에는 미국, 중국, 구소련, 스위스, 영국제 부품과 함께 한국에서 생산된 D램 반도체가 발견됐다.
패널은 이 부품들이 제재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 규격품으로 북한이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부품을 무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보고서에는 패널이 한국 정부에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용 유류 반출에 대해 문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패널은 유류 반출의 제재 위반 여부를 명시하지 않은 채 북한으로의 석유 제품 이전을 대북제재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회원국의 의무를 지적했지만, 정부는 이미 포괄적 승인을 받은 만큼 일일이 보고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패널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 국적의 전문가 각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으며, 매년 북한의 제재 위반 사례와 회원국의 제재 이행 동향을 보고하는 등 대북제재위 지원이 목적이다.
보고서 원문은 대북제재위 홈페이지(https://www.un.org/securitycouncil/sanctions/1718/panel_experts/report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