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폭발 전기車 배터리, 2년 뒤 공급부족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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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수요 10배 이상 늘 듯
실적 나빠도 투자 늘리는 이유
韓·中·日 시장쟁탈 '삼국지' 속
국내 '삼총사' 간 과열경쟁 우려
라이벌 외국社만 웃게 될 수도
실적 나빠도 투자 늘리는 이유
韓·中·日 시장쟁탈 '삼국지' 속
국내 '삼총사' 간 과열경쟁 우려
라이벌 외국社만 웃게 될 수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개국이 주도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시장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전기차 배터리 3사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과열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년 내 전기차 배터리 부족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작년부터 해외 곳곳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폴란드 등에 생산 공장을 세웠다. 삼성SDI는 한국 외에 미국 오스트리아 중국 헝가리 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한국과 미국 중국 헝가리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있다.
이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는 최근 중국과 미국 등에 투자를 확대하며 공장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테네시주에 미국 제2공장을, 삼성SDI는 중국에 제2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3GWh였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025년엔 941GWh로 열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매년 평균 35%씩 성장하는 시장이란 얘기다. 세계 각국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며 전기차 수요를 급격히 늘린 덕분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21년엔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노무라증권은 분석했다. 2년 뒤인 2021년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356GWh로 그해 공급 예상 규모(343GWh)를 초과하게 된다. 올해는 공급(177GWh)이 수요(144GWh)보다 많다. 세계 주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의 실적이 아직 좋지 않지만, 계속 투자를 늘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회사 간 경쟁 자제해야”
SNE리서치가 올 1월부터 5월까지 세계 71개국에서 팔린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를 토대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는 일본 파나소닉이다. LG화학이 2위, 삼성SDI 4위, SK이노베이션은 5위에 올라 있다.
이는 전기차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을 제외한 성적이다. 중국 시장은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배터리회사에만 보조금을 주고 있어 중국 회사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중국 시장을 포함하면 한국 회사들의 순위는 4위(LG화학) 7위(삼성SDI) 9위(SK이노베이션) 등으로 밀린다.
이런 상황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몇 년간 70여 명의 LG화학 연구개발(R&D) 핵심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옮겨간 게 화근이 됐다. ITC는 조사 개시를 결정했으며 ITC의 판결이 나오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재 등은 미국으로 가지 못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하는 조지아주 공장을 최근 착공했는데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
SK이노베이션도 이에 지난달 LG화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국내외에서 영업비밀 침해 건으로 LG화학에 대해 추가 소송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싸움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해외 경쟁사들만 이득을 보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3년 내 전기차 배터리 부족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작년부터 해외 곳곳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폴란드 등에 생산 공장을 세웠다. 삼성SDI는 한국 외에 미국 오스트리아 중국 헝가리 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한국과 미국 중국 헝가리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있다.
이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는 최근 중국과 미국 등에 투자를 확대하며 공장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테네시주에 미국 제2공장을, 삼성SDI는 중국에 제2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3GWh였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025년엔 941GWh로 열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매년 평균 35%씩 성장하는 시장이란 얘기다. 세계 각국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며 전기차 수요를 급격히 늘린 덕분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21년엔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노무라증권은 분석했다. 2년 뒤인 2021년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356GWh로 그해 공급 예상 규모(343GWh)를 초과하게 된다. 올해는 공급(177GWh)이 수요(144GWh)보다 많다. 세계 주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의 실적이 아직 좋지 않지만, 계속 투자를 늘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회사 간 경쟁 자제해야”
SNE리서치가 올 1월부터 5월까지 세계 71개국에서 팔린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를 토대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는 일본 파나소닉이다. LG화학이 2위, 삼성SDI 4위, SK이노베이션은 5위에 올라 있다.
이는 전기차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을 제외한 성적이다. 중국 시장은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배터리회사에만 보조금을 주고 있어 중국 회사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중국 시장을 포함하면 한국 회사들의 순위는 4위(LG화학) 7위(삼성SDI) 9위(SK이노베이션) 등으로 밀린다.
이런 상황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몇 년간 70여 명의 LG화학 연구개발(R&D) 핵심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옮겨간 게 화근이 됐다. ITC는 조사 개시를 결정했으며 ITC의 판결이 나오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재 등은 미국으로 가지 못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하는 조지아주 공장을 최근 착공했는데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
SK이노베이션도 이에 지난달 LG화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국내외에서 영업비밀 침해 건으로 LG화학에 대해 추가 소송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싸움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해외 경쟁사들만 이득을 보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