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의 마법' 부린 카카오…박수 친 한국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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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우량자회사 카카오뱅크 덕 볼 듯
한국금융지주, 은행지주 '규제 허들' 걷어내
한국금융지주, 은행지주 '규제 허들' 걷어내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주식 1주(5000원)를 더 사들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이로써 기존 최대주주였던 한국금융지주는 2대 주주로 한 발 물러나게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라는 우량 자(子)회사를 얻게 됐고, 한국금융지주는 그간 은행지주라서 적용된 '족쇄(규제)'를 풀고 자본 활용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5000원의 마법'이다. ◆카카오, 늦어도 내년부터 효과 나타나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는 콜옵션을 행사해 한국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보통주 4160만주를 2080억원에 인수하기로 지난 12일 의결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현재 18%에 34%(8840만주)로 늘어난다. 이번 지분 취득은 카카오뱅크가 만들어질 때 공동 발기인들이 체결한 공동출자약정서가 정한 바에 따른 것이다.
이르면 8월부터 콜옵션 행사와 관련한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카카오의 동일인 주식 보유한도 초과보유 심사를 진행 중인데 이르면 오는 24일 정례회의에서 승인이 날 수 있어서다. 늦어도 내년부터는 '1주의 마법'이 시작된다. 콜옵션 행사 통지 이후 6개월 이내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도해야해서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인수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량한 자회사를 얻을 수 있어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1분기 6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여수신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수신은 17조5735억원, 여신은 11조3276억원이다. 영업 개시 초창기인 2017년 7월말 수신 5153억원, 여신 3627억원과 비교하면 수신은 20배, 여신은 30배 이상 늘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뱅크 지분은 전환우선주를 포함해 18%로 연말에 한 번 매도가능 증권평가이익으로만 카카오뱅크 가치를 반영했다"며 "하지만 지분율이 34%로 높아지면 지분법 적용 주식으로 전환, 지분법 이익으로 인식해 카카오 재무재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카카오라는 ICT 회사가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금융과 기술의 협업으로 새로운 상품 개발, 사용자 금융 환경 개선 등의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민아 연구원은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모델 개선, 대출상품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아직 심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청사진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우량한 자회사를 통한 수익 개선과 더불어 중국 텐센트 계열의 위뱅크처럼 모회사인 카카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했다.
◆한국금융지주, 비은행지주 전환에 '족쇄' 완화…2대주주로 시너지 지속
1주의 마법은 한국금융지주에도 통한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하면 34%-1주(8839만9999주)가 된다.
먼저 은행지주라는 '족쇄'를 풀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은행 지분 50% 이상을 소유하면 금융지주는 은행지주가 되는데 한국금융지주는 2017년 4월 금융위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하면서 은행지주로 전환했다.
은행지주 전환 이후 한국금융지주는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을 통해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한국금융지주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1.28%로 기준인 8%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비은행지주로 되돌아오면 자본규제 등이 완화돼 한국금융지주의 장점이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등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꾸려진 금융지주여서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자본규제 등에서 은행지주가 비은행지주보다 제약을 더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회사들 역시 일부 영향을 받아왔는데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을 통해 비은행지주로 전환되면 투자회사로서의 장점이 살아날 것"이라고 봤다.
자본 투여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 2대 주주로 시너지를 지속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빠른 여·수신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연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분 축소로 자본 투여 부담이 축소될 것"이라며 "2대주주로서 시너지 창출을 위한 요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라는 우량 자(子)회사를 얻게 됐고, 한국금융지주는 그간 은행지주라서 적용된 '족쇄(규제)'를 풀고 자본 활용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5000원의 마법'이다. ◆카카오, 늦어도 내년부터 효과 나타나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는 콜옵션을 행사해 한국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보통주 4160만주를 2080억원에 인수하기로 지난 12일 의결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현재 18%에 34%(8840만주)로 늘어난다. 이번 지분 취득은 카카오뱅크가 만들어질 때 공동 발기인들이 체결한 공동출자약정서가 정한 바에 따른 것이다.
이르면 8월부터 콜옵션 행사와 관련한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카카오의 동일인 주식 보유한도 초과보유 심사를 진행 중인데 이르면 오는 24일 정례회의에서 승인이 날 수 있어서다. 늦어도 내년부터는 '1주의 마법'이 시작된다. 콜옵션 행사 통지 이후 6개월 이내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도해야해서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인수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량한 자회사를 얻을 수 있어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1분기 6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여수신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수신은 17조5735억원, 여신은 11조3276억원이다. 영업 개시 초창기인 2017년 7월말 수신 5153억원, 여신 3627억원과 비교하면 수신은 20배, 여신은 30배 이상 늘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뱅크 지분은 전환우선주를 포함해 18%로 연말에 한 번 매도가능 증권평가이익으로만 카카오뱅크 가치를 반영했다"며 "하지만 지분율이 34%로 높아지면 지분법 적용 주식으로 전환, 지분법 이익으로 인식해 카카오 재무재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카카오라는 ICT 회사가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금융과 기술의 협업으로 새로운 상품 개발, 사용자 금융 환경 개선 등의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민아 연구원은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모델 개선, 대출상품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아직 심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청사진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우량한 자회사를 통한 수익 개선과 더불어 중국 텐센트 계열의 위뱅크처럼 모회사인 카카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했다.
◆한국금융지주, 비은행지주 전환에 '족쇄' 완화…2대주주로 시너지 지속
1주의 마법은 한국금융지주에도 통한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하면 34%-1주(8839만9999주)가 된다.
먼저 은행지주라는 '족쇄'를 풀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은행 지분 50% 이상을 소유하면 금융지주는 은행지주가 되는데 한국금융지주는 2017년 4월 금융위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하면서 은행지주로 전환했다.
은행지주 전환 이후 한국금융지주는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을 통해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한국금융지주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1.28%로 기준인 8%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비은행지주로 되돌아오면 자본규제 등이 완화돼 한국금융지주의 장점이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등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꾸려진 금융지주여서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자본규제 등에서 은행지주가 비은행지주보다 제약을 더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회사들 역시 일부 영향을 받아왔는데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을 통해 비은행지주로 전환되면 투자회사로서의 장점이 살아날 것"이라고 봤다.
자본 투여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 2대 주주로 시너지를 지속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빠른 여·수신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연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분 축소로 자본 투여 부담이 축소될 것"이라며 "2대주주로서 시너지 창출을 위한 요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