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바이오스퀘어 "세계유일 퀀텀닷 진단 개발…현장 다중진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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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닷 소재를 이용한 진단은 기존 면역진단의 낮은 정확도와 분자진단의 비싼 비용 등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기술개발이 끝난 상태며 연내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윤성욱 대표(사진)는 2017년 바이오스퀘어를 창업했다. 질환에 대한 접근법이 치료에서 조기진단 및 예방, 관리로 변화하면서 체외진단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짧은 시간 내에 질환의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진단(POCT)의 필요성도 증가했다. 그러나 현존하는 현장진단 기술은 정확도가 낮고 다양한 질환의 진단이 어려웠다. 퀀텀닷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소재였다.
지난 8일 경기도 판교 바이오스퀘어 본사에서 윤 대표를 만나 퀀텀닷 진단의 장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윤 대표는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현장진단에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면역진단은 검체(피, 침, 콧물 등)를 증폭하는 과정이 없어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퀀텀닷은 적은 검체량에도 강하게 반응해 진단의 정확도가 높다"고 말했다. 유전자의 추출과 증폭 등을 거치는 분자진단은 정확도는 높지만,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용도 비싸고 고가의 분석기기가 필요해 대형 병원에서나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퀀텀닷은 LG생명과학(현 LG화학)과 CJ헬스케어 등에서 19년간 체외진단 경험을 쌓았던 그의 구상을 이뤄줄 수 있는 소재였다. 분자진단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하면서 10분 이내에 현장진단을 할 수 있다. 2개 이상의 질환을 판별하는 다중 진단도 가능하다.
◆퀀텀팩, 세계 유일의 퀀텀닷 진단 기술
퀀텀닷은 삼성전자가 출시한 QLED TV의 소재로 일반에게 알려졌다. 크기가 수 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인 초미세 반도체 입자다. 물질의 변화 없이도 퀀텀닷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밝게 낼 수 있다. 1980년대에 최초로 발견됐지만 산소와 수분에 쉽게 산화돼, 2010년대 들어서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상용화됐다. 액체 검체를 주로 사용하는 현장 면역진단에 있어서도 이 부분이 문제였다.
윤 대표는 "퀀텀닷 자체만으로는 바이오 산업에 적용하기 힘들지만, 바이오스퀘어는 유리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실리카로 퀀텀닷을 감쌌다"며 "퀀텀팩은 퀀텀닷을 이용한 세계 유일의 진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스퀘어는 이윤식 서울대 교수가 개발한 퀀텀팩 특허 2건의 전용실시권을 2017년 확보한 뒤, 건국대 산학협력단 등과 함께 상업화에 더 적합한 기술을 완성했다.
퀀텀팩은 약 500개의 퀀텀닷을 감싸서 한 개의 나노입자로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반응 신호를 수백배 증폭했다. 각기 다른 색을 내는 퀀텀팩마다 각 질환의 항체를 붙여 반응시키면 하나의 검체를 통해 다중 진단도 가능하다. 또 열에 강하다. 기존 기술(Conventional Fluorescence)은 냉장 보관해 진단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아프리카, 중동, 중국의 더운 남부 지방에서 이동 혹은 보관 시 냉장 관리가 잘 되지 않아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퀀텀팩은 실험 결과 섭씨 70도에서도 기능을 유지했다.
이같은 기술 경쟁력은 다양한 기업 및 기관들과의 협력으로 이어졌다. 윤 대표는 "칭화홀딩스의 헬스케어 전담 계열사인 캐피탈바이오 테크놀로지와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며 "중국 현지 합작사 설립을 위한 기술검증 및 기술이전 등을 연내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칭화홀딩스는 중국 칭화대의 기술지주회사다. 캐피탈바이오는 진단기기 및 시약 제조업체로 전국에 400여개 판매망을 갖고 있다. 합작사를 통해 중국 생산 및 판매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또 월드뱅크가 아프리카를 위한 치료법 개발을 위해 설립한 기관인 CDT아프리카와도 공동 연구개발 및 사업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동아프리카 지역 합작사 설립을 구상 중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및 보레다바이오와도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성남 공장 연내 인증 목표…내년 독감 진단키트 출시 바이오스퀘어는 퀀텀팩 기술을 이용해 크게 3가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퀀텀팩 프로' 플랫폼은 대형 병원에서 사용하는 고정밀 자동화 진단장비를 초소형화했다. 긴급 및 정밀 진단이 필요한 응급실, 감염성 병원체의 통제가 필요한 보건소와 공항 및 준종합병원까지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민감·고정밀의 다중 현장진단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연구용 플랫폼과 함께 임신 진단기와 같은 형태의 '퀀텀팩 이지'로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진단 시장에 우선 진출한다. 환경이 바이오스퀘어에 적합하게 변하고 있어서다.
윤 대표는 "미 식품의약국(FDA)는 지난해부터 인플루엔자 현장진단 의료기기에 세포배양 진단법의 90%, 분자진단의 80% 수준의 정확도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존 현장진단 제품은 분자진단의 50~70%의 정확도를 보이기 때문에 신규 허가나 허가 갱신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체외진단 기업인 다나허와 애보트가 현장진단 업체 세피드와 엘리어를 각각 인수한 것도 이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판단이다.
퀀텀팩은 분자진단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 또 소재만 바꾼 것이기 때문에 기존 현장진단 보험코드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이란 것이다.
바이오스퀘어는 올 하반기 자금을 조달해 진단 시약 및 장비의 양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경기도 성남에 공장을 완공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및 임상용 시약 생산 관련 인증의 연내 획득을 계획하고 있다.
윤 대표는 "독감진단 제품은 하반기 임상시험에 들어가 내년 3분기 출시할 예정"이라며 "기술수출도 검토하며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윤성욱 대표(사진)는 2017년 바이오스퀘어를 창업했다. 질환에 대한 접근법이 치료에서 조기진단 및 예방, 관리로 변화하면서 체외진단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짧은 시간 내에 질환의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진단(POCT)의 필요성도 증가했다. 그러나 현존하는 현장진단 기술은 정확도가 낮고 다양한 질환의 진단이 어려웠다. 퀀텀닷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소재였다.
지난 8일 경기도 판교 바이오스퀘어 본사에서 윤 대표를 만나 퀀텀닷 진단의 장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윤 대표는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현장진단에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면역진단은 검체(피, 침, 콧물 등)를 증폭하는 과정이 없어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퀀텀닷은 적은 검체량에도 강하게 반응해 진단의 정확도가 높다"고 말했다. 유전자의 추출과 증폭 등을 거치는 분자진단은 정확도는 높지만,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용도 비싸고 고가의 분석기기가 필요해 대형 병원에서나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퀀텀닷은 LG생명과학(현 LG화학)과 CJ헬스케어 등에서 19년간 체외진단 경험을 쌓았던 그의 구상을 이뤄줄 수 있는 소재였다. 분자진단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하면서 10분 이내에 현장진단을 할 수 있다. 2개 이상의 질환을 판별하는 다중 진단도 가능하다.
◆퀀텀팩, 세계 유일의 퀀텀닷 진단 기술
퀀텀닷은 삼성전자가 출시한 QLED TV의 소재로 일반에게 알려졌다. 크기가 수 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인 초미세 반도체 입자다. 물질의 변화 없이도 퀀텀닷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밝게 낼 수 있다. 1980년대에 최초로 발견됐지만 산소와 수분에 쉽게 산화돼, 2010년대 들어서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상용화됐다. 액체 검체를 주로 사용하는 현장 면역진단에 있어서도 이 부분이 문제였다.
윤 대표는 "퀀텀닷 자체만으로는 바이오 산업에 적용하기 힘들지만, 바이오스퀘어는 유리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실리카로 퀀텀닷을 감쌌다"며 "퀀텀팩은 퀀텀닷을 이용한 세계 유일의 진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스퀘어는 이윤식 서울대 교수가 개발한 퀀텀팩 특허 2건의 전용실시권을 2017년 확보한 뒤, 건국대 산학협력단 등과 함께 상업화에 더 적합한 기술을 완성했다.
퀀텀팩은 약 500개의 퀀텀닷을 감싸서 한 개의 나노입자로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반응 신호를 수백배 증폭했다. 각기 다른 색을 내는 퀀텀팩마다 각 질환의 항체를 붙여 반응시키면 하나의 검체를 통해 다중 진단도 가능하다. 또 열에 강하다. 기존 기술(Conventional Fluorescence)은 냉장 보관해 진단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아프리카, 중동, 중국의 더운 남부 지방에서 이동 혹은 보관 시 냉장 관리가 잘 되지 않아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퀀텀팩은 실험 결과 섭씨 70도에서도 기능을 유지했다.
이같은 기술 경쟁력은 다양한 기업 및 기관들과의 협력으로 이어졌다. 윤 대표는 "칭화홀딩스의 헬스케어 전담 계열사인 캐피탈바이오 테크놀로지와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며 "중국 현지 합작사 설립을 위한 기술검증 및 기술이전 등을 연내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칭화홀딩스는 중국 칭화대의 기술지주회사다. 캐피탈바이오는 진단기기 및 시약 제조업체로 전국에 400여개 판매망을 갖고 있다. 합작사를 통해 중국 생산 및 판매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또 월드뱅크가 아프리카를 위한 치료법 개발을 위해 설립한 기관인 CDT아프리카와도 공동 연구개발 및 사업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동아프리카 지역 합작사 설립을 구상 중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및 보레다바이오와도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성남 공장 연내 인증 목표…내년 독감 진단키트 출시 바이오스퀘어는 퀀텀팩 기술을 이용해 크게 3가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퀀텀팩 프로' 플랫폼은 대형 병원에서 사용하는 고정밀 자동화 진단장비를 초소형화했다. 긴급 및 정밀 진단이 필요한 응급실, 감염성 병원체의 통제가 필요한 보건소와 공항 및 준종합병원까지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민감·고정밀의 다중 현장진단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연구용 플랫폼과 함께 임신 진단기와 같은 형태의 '퀀텀팩 이지'로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진단 시장에 우선 진출한다. 환경이 바이오스퀘어에 적합하게 변하고 있어서다.
윤 대표는 "미 식품의약국(FDA)는 지난해부터 인플루엔자 현장진단 의료기기에 세포배양 진단법의 90%, 분자진단의 80% 수준의 정확도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존 현장진단 제품은 분자진단의 50~70%의 정확도를 보이기 때문에 신규 허가나 허가 갱신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체외진단 기업인 다나허와 애보트가 현장진단 업체 세피드와 엘리어를 각각 인수한 것도 이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판단이다.
퀀텀팩은 분자진단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 또 소재만 바꾼 것이기 때문에 기존 현장진단 보험코드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이란 것이다.
바이오스퀘어는 올 하반기 자금을 조달해 진단 시약 및 장비의 양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경기도 성남에 공장을 완공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및 임상용 시약 생산 관련 인증의 연내 획득을 계획하고 있다.
윤 대표는 "독감진단 제품은 하반기 임상시험에 들어가 내년 3분기 출시할 예정"이라며 "기술수출도 검토하며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