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미국 내 연구개발(R&D) 법인의 인력을 대규모 감원한다. 미국 정부의 지속적 압박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더 이상 미국에서 R&D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3일 화웨이가 미 정부의 블랙리스트(미국 기업들의 거래 제한 대상)에 오른 이후 미국 내 R&D 법인인 ‘퓨처웨이 테크놀로지’에서 대량 해고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와 워싱턴DC, 텍사스 등에 연구소를 두고 850명가량을 고용해왔다.

WSJ는 일부 직원은 이미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해고 규모는 수백 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인 주재원들에게는 귀국해 근무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미국에 통신장비 판매 자회사를 두고 1500명가량을 고용해왔는데, 이 회사도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승인 없이는 미국 기업이 이들에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 일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화웨이와의 거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가 2~4주 안에 미국 기업들에 화웨이와의 일부 거래를 허가하는 면허를 승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