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부대변인 "우린 '유승준'이라 안 불러"
유승준 입국 반대 '국민청원' 20만 향해 간다
정성득 병무청 부대변인은 15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병무청에서는 외국인이니까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부대변인은 "병무청은 이번 대법원 판결과 별개로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국적·출입국·재외동포 제도의 개선을 통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강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당시 유씨는 인기 가수였으니까 젊은 청소년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인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부대변인은 2002년 유씨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을 당시를 언급했다. 정 부대변인은 17년 전인 그때도 병무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면서 "스티브 유가 현역 대상이 아니고 공익근무요원 소집을 앞두고 있었다. 소집을 앞두고 해외 공연을 한다는 이유로 잠깐 출국했는데 그 길에 그냥 미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김경래가 "속된 말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되어버린 것이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정성득 부대변인은 "4주 훈련받고 이제 뭐 지자체나 공공기관에 배치되는 그런 병역을 이행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2002년 소집을 앞두고 해외 공연을 한다는 이유로 잠깐 출국을 했는데 그 길에 그냥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버렸다"면서 "병무청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다 공분을 샀다. 병역의무는 대한민국 국민만 이행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권리이자 의무다. 그런데 이제 그 시민권을 취득하면 외국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적에서 자동 삭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유승준 입국금지 다시 해달라"라는 청원은 며칠 만에 18만 명을 넘어 20만 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얻었다.
작성자는 "스티븐유의 입국거부에 대한 파기환송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보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극도로 분노했다. 돈 잘 벌고 잘 사는 유명인의 가치를 수천만명 병역의무자들의 애국심과 바꾸는 이런 판결이 맞다고 생각하나"라며 분노를 내비쳤다.
앞서 11일 대법원은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유씨는 2015년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뒤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을 통해 소송을 냈다. 잇따라 패소했지만 대법원에서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오자 유씨 측은 기쁨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법원의 파기환송판결의 의미는 비자발급거부의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뜻이지 이 판결로 유씨에게 바로 F-4비자가 발급된다는 뜻은 아니다.
정성득 부대변인은 "이번 판결과 관계없이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서 국적법이라든지 출입국 제도, F-4 비자와 관련된 재외동포법이라든지 이런 걸 꾸준히 관계부처하고 협의해서 보완, 개선해 오고 있다"면서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적을 변경할 경우에는 병역의무가 종료되는 40세까지 F-4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그렇게 작년 5월에 개정했다. 함부로 병역을 이행하지 않기 위해서 미국 국적을 선택한다면 그 정도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활동이 가능한 F-4 비자에만 해당할 뿐 관광 용도 방문에 대해서는 허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