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와 광물 등의 거래를 중개하는 세계 원자재 거래의 ‘큰손’ 트라피규라가 중개인을 통한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15일 밝혔다. 보안, 리스크 분석 등 컨설팅이나 항만·운송 등의 서비스는 기존대로 현지 업체를 이용할 계획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라피규라를 비롯한 원자재 거래 기업들은 현지 인맥 없이는 시장에 진입하기 힘들거나 정부가 상대적으로 부패한 경우 등에 중개인을 많이 활용해왔다. 회사 소속이 아닌 제3자가 현지 기업이나 정부와의 계약을 주선하거나 사업을 돕는 식이다.

FT에 따르면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부패·뇌물 수수 관련 조사가 강화되면서 원자재 거래 기업이 중개인 거래에서 손을 떼는 추세다. 트라피규라는 최근 미국을 비롯해 스위스, 브라질 등에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브라질 현지 중개인이 계약을 따기 위해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의 주요 인사 등에 뇌물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트라피규라와 함께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원자재 거래 기업 글렌코어도 아프리카 자원 거래 건을 두고 미국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콩고공화국에서 글렌코어의 광물 거래를 도운 한 사업가는 부패 혐의로 미국 제재 대상에 올랐다. 글렌코어는 이후 중개인 대신 현지인을 직접 고용해 콩고 정부와의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트라피규라의 올 상반기 매출은 860억 달러(약 101조4000억원)에 달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