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 공항주변에서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가 발견됐다. 보건당국은 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뎅기열 실태조사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7일 인천 영종도 을왕산에서 채집한 모기 100마리 중 반점날개집모기 2마리가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발표했다.

2000년 10월 뎅기열이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뒤 매년 평균 200명 정도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해외에서 뎅기열에 감염된 뒤 입국한 환자다. 그동안 국내에는 뎅기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는 모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견된 모기는 국내에는 잘 살지 않는 반점날개집모기다. 이들 모기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태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모기가 항공기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추가조사를 하고 있다. 인천시와 함께 인근 지역 주민들이 뎅기열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실태조사를 하고 환자 감시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이 모기를 통한 뎅기열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국내에 사는 모기 중 이 모기의 비율이 0.04%로 적기 때문이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를 통해 감염된다. 올해 국내서 신고된 환자는 90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모기에 물린 뒤 감염됐다. 따라서 휴가철 이들 지역을 여행할 때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뎅기열에 감염되면 고열, 근육통, 혈소판감소증 등을 호소한다"며 "의심증상이 있으면 현지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