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KT&G는 2018년 이후 9만5000~10만5000원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겐 ‘재미없는 종목’ 취급을 받았지만, 한 자릿수 수익률을 차곡차곡 쌓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박스권 투자자들에겐 큰 인기를 끌었다. KT&G가 최근 박스권 하단인 9만5000원 근처로 내려오자 이 주식의 과거 흐름을 알고 있는 투자자들은 “들어갈 타이밍이 됐다”며 투자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G는 700원(0.71%) 내린 9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G는 지난 3월 18일 10만90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림세로 돌아서 4개월 동안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 전자담배인 ‘쥴’의 한국 상륙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KT&G는 쥴 출시를 앞두고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크게 훼손된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실적 측면에서 봤을 땐 박스권 투자자들의 기대대로 지금 투자에 나서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G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648억원으로 전년 동기(3230억원) 대비 12.9% 많다.

한동안 부진했던 수출도 올해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작년엔 주력 해외 시장인 중동지역에서 소비세 인상과 환율 급등의 영향을 받았다.

올해는 중동 지역 유통상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여서 수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