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안 푸른뫼의원 원장 "16년째 오지서 진료…힘 다할 때까지 의술 펼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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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천상 받은 '청산도 생명지킴이'
이강안 푸른뫼의원 원장
전남 완도 최남단의 유일한 의사
JW그룹 참의료인 '성천상' 수상
이강안 푸른뫼의원 원장
전남 완도 최남단의 유일한 의사
JW그룹 참의료인 '성천상' 수상
“청산도에서 건강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간식거리를 챙겨준 환자와 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돌리고 싶습니다.”
제7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강안 푸른뫼중앙의원 원장(83·사진)은 15일 소감을 밝히는 중에도 먼저 환자들을 생각했다. 이 원장은 아무 연고 없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들어와 16년째 홀로 인술(仁術)을 펼치고 있다.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청산도는 전남 최남단의 섬이다. 주변 섬마을까지 주민은 2200여 명. 이 원장은 이곳의 유일한 의사다.
여든이 넘은 이 원장은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위해 오전 7시40분에 병원 문을 연다. 하루평균 120명의 환자를 본다. 지난 16년 동안 이 원장의 외래 진료 건수는 48만 건에 달했다. 그는 인근 섬인 여서도 모도까지 배를 타고 왕진을 다닌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치료한다.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어주기도 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쌀과 고기를,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가 기부하는 돈은 매년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유년기 가난한 가정 형편에서 의사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진료하며 만나는 배고픈 환자들의 삶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내가 가진 의술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1962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 잠실병원 부원장, 혜민병원 원장을 지냈다. 1993년 화곡동에서 이강안의원을 개원해 10년간 운영했다. 청산도로 오게 된 것은 의사가 없어 하나밖에 없는 병원이 폐원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당시 청산도는 내륙으로 향하는 배편이 하루 한 번밖에 없는 오지였다.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는 고령 환자가 많아 응급 상황이 수시로 발생했지만 병원이라고는 2003년 설립된 푸른뫼중앙의원밖에 없었다. 이곳도 1년 동안 의사가 네 차례나 바뀌었다. 열악한 의료 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의사들이 모두 떠나갔다. 이 원장이 2004년 푸른뫼중앙의원 원장을 맡겠다고 나섰다. “서울에서 병원을 할 때도 주말이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 무료 진료를 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짬을 내 하던 일이 이제는 매일의 삶이 됐네요.”
안정된 노후 대신 고행의 길을 굳이 선택한 그다. 이 원장은 “청산도 환자들을 돌보면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매일 되새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이어받아 힘이 닿을 때까지 남을 생각하는 사랑 넘치는 의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성천상은 국내 최초 수액제 개발을 통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한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JW그룹 공익재단 중외학술복지재단(이사장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제정한 상이다. 음지에서 희생과 헌신으로 인류 복지 증진에 공헌한 의료인에게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8월 27일 광주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제7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강안 푸른뫼중앙의원 원장(83·사진)은 15일 소감을 밝히는 중에도 먼저 환자들을 생각했다. 이 원장은 아무 연고 없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들어와 16년째 홀로 인술(仁術)을 펼치고 있다.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청산도는 전남 최남단의 섬이다. 주변 섬마을까지 주민은 2200여 명. 이 원장은 이곳의 유일한 의사다.
여든이 넘은 이 원장은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위해 오전 7시40분에 병원 문을 연다. 하루평균 120명의 환자를 본다. 지난 16년 동안 이 원장의 외래 진료 건수는 48만 건에 달했다. 그는 인근 섬인 여서도 모도까지 배를 타고 왕진을 다닌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치료한다.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어주기도 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쌀과 고기를,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가 기부하는 돈은 매년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유년기 가난한 가정 형편에서 의사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진료하며 만나는 배고픈 환자들의 삶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내가 가진 의술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1962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 잠실병원 부원장, 혜민병원 원장을 지냈다. 1993년 화곡동에서 이강안의원을 개원해 10년간 운영했다. 청산도로 오게 된 것은 의사가 없어 하나밖에 없는 병원이 폐원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당시 청산도는 내륙으로 향하는 배편이 하루 한 번밖에 없는 오지였다.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는 고령 환자가 많아 응급 상황이 수시로 발생했지만 병원이라고는 2003년 설립된 푸른뫼중앙의원밖에 없었다. 이곳도 1년 동안 의사가 네 차례나 바뀌었다. 열악한 의료 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의사들이 모두 떠나갔다. 이 원장이 2004년 푸른뫼중앙의원 원장을 맡겠다고 나섰다. “서울에서 병원을 할 때도 주말이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 무료 진료를 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짬을 내 하던 일이 이제는 매일의 삶이 됐네요.”
안정된 노후 대신 고행의 길을 굳이 선택한 그다. 이 원장은 “청산도 환자들을 돌보면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매일 되새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이어받아 힘이 닿을 때까지 남을 생각하는 사랑 넘치는 의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성천상은 국내 최초 수액제 개발을 통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한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JW그룹 공익재단 중외학술복지재단(이사장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제정한 상이다. 음지에서 희생과 헌신으로 인류 복지 증진에 공헌한 의료인에게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8월 27일 광주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