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네번째 전환 신청…확정되면 내년부터 일반고
서울 경문고,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신청…"학생충원 어려워"
서울 동작구에 있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경문고등학교가 일반고로 전환을 신청했다.

자사고가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네 번째다.

서울시교육청은 경문고가 15일 자사고 지정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문고는 최근 학생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학이나 학업중단 등으로 중도이탈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재정부담도 증가해 지정취소를 신청했다고 교육청은 전했다.

경문고는 올해와 작년 신입생 입학경쟁률(일반전형)이 0.83대 1(224명 선발에 186명 지원)과 0.88대 1(224명 선발에 198명 지원)로 모집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은 '미달사태'를 겪었다.

또 지난해 경문고에서 학업을 중단하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간 학생은 93명으로, 서울 22개 자사고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중도이탈률(12.3%)을 기록했다.

2017학년도와 2016학년도 이탈률도 각각 6.9%와 5.6%로 높은 편에 속했다.

경문고는 2015년 운영평가에서 재지정 기준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으나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보여 지정취소를 유예받은 뒤 2017년 재평가를 통과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해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곧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열고 청문을 진행한 뒤 교육부에 경문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려면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자사고 지정취소가 확정되면 경문고는 당장 내년부터 일반고로서 학생을 배정받는다.

또 교육청과 교육부로부터 교육과정운영비 등 명목으로 향후 5년간 20억원을 지원받고 재정결함보조금 지원대상에도 포함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과 경문고, 경문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경문학원, 학부모가 참여하는 '일반고 전환 추진협의체'를 운영할 방침이다.

서울에서는 2012년 동양고, 2013년 용문고, 2016년 미림여고와 우신고, 대성고가 학교 측의 자발적 신청으로 올해부터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동양고와 용문고는 자사고였던 기간이 각 1년과 2년으로 짧고 그사이 학생충원도 제대로 되지 않아 자사고로 운영된 적이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시각도 있다.

대성고는 학생과 학부모가 등록금 납부를 거부하고 행정소송을 내는 등 일반고 전환에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앞서 올해 전북 군산중앙고와 남성고, 대구 경일여고가 각각 관할 교육청에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다.

경문고를 비롯해 이들 4개 학교는 모두 내년 재지정평가(운영성과평가) 대상이었으며 그간 학생충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