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선포 기자회견에서 일본업체의 로고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선포 기자회견에서 일본업체의 로고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를 한국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보복조치가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6일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한 수출 관리를 적정하게 실시하기 위해 운용을 수정한 것"이라며 대항조치가 아니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스가 장관은 "이런 내용을 일관되게 설명해 왔다"면서 "지적은 전혀 맞지 않고 보복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거론한 데 대해 "제재 틀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의 이날 발언은 문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첫 공식 반응이다. 일본 언론과 정치권이 수출 규제가 '보복'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만 '수출 규제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무관한 일'이라며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셈이다.

스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18일이 일본 정부가 한국에 제안한 '중재위원회 구성' 위원 인선 시한인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해 국제법 위반 상황의 시정을 포함해 적절한 조치를 조속히 취하고 한일 청구권 협정의 의무인 중재에 응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18일이 되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정의 질문이니 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