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H&A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왼쪽)과 LG전자 한국B2C그룹장 김정태 전무가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LG HomeBrew)'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H&A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왼쪽)과 LG전자 한국B2C그룹장 김정태 전무가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LG HomeBrew)'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그 다음은 수제맥주 제조기다.

소비자 생활습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신(新)가전'에 공을 들여온 LG전자가 이번엔 '홈술족(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자가 맥주제조기를 내놓았다. 다양한 맥주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직접 취향대로 만들어 즐기는 자가 맥주제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봤다.

◆ "맥주도 커피처럼 캡슐 넣고 간편하게"

LG전자는 집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를 16일 출시했다.

홈브루 기계에 전용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제조 과정을 자동 진행한다. 집에서 맥주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출시 전부터 맥주 애호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제품은 인디아 페일 에일(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밀맥주),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제조할 수 있다. 위트를 만드는 데 약 9일이 소요되며 발효가 가장 오래 걸리는 라거 맥주인 필스너 제조는 약 21일 걸린다. 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등의 제조에 걸리는 시간은 2주 안팎이다. 만들어내는 용량은 5L 정도.

LG전자는 홈브루 개발에 그동안 쌓은 생활가전 기술을 결집했다. 맥주 종류에 걸맞은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온도, 압력, 시간을 실시간 감지하고 초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브루잉 공법을 적용했다.

소비자는 제품 전면 화면과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베)을 통해 맥주가 제조되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완성된 맥주는 최적의 보관온도인 6도와 차가운 맥주를 위한 4도 가운데 선택해 보관할 수 있다.

LG전자는 세계적 몰트(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즙) 제조사인 영국 문톤스(Muntons)와 함께 프리미엄 원료를 담은 캡슐형 맥주원료 패키지를 공동개발했다. 캡슐 패키지는 맥주 주원료인 맥즙팩 외에 발효를 돕는 이스트(효모),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오일(Hop Oil), 플레이버(맥주향) 등 3개 캡슐이 한 세트로 구성돼 있다.

위생관리 기술에도 신경 썼다. 온수살균 세척시스템이 맥주를 만들기 전, 만드는 도중, 완성 후 각각 기기 내부를 세척하고 살균한다. 또 직원이 6개월마다 방문해 내부 살균과 외부 세척, 필터 교체 등으로 제품을 관리한다.

LG전자는 에어컨 기술인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해 전기료 부담도 낮췄다. 맥주 5L를 만드는 데 드는 전기료는 약 1374원이다. LG전자는 인버터 컴프레서를 10년간 무상 보증한다.

LG 홈브루는 일시불 구입과 케어솔루션(렌털) 서비스 모두 가능하다. 3년간 관리서비스를 포함한 일시불 가격은 399만원이다. 렌털 월 사용료는 선납금 100만원 납입시 1~3년차 6만9900원, 4년차 3만4900원, 5년차 1만4900원이다. 선납금 없이 이용할 경우 월 사용료는 1~3년차 9만9900원, 4년차 3만9900원, 5년차 1만9900원씩이다.

캡슐 패키지는 5가지로 각각 3만9900원이다. LG전자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맥주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캡슐 패키지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전용 앱, 온라인몰, LG베스트샵에서 캡슐을 구입할 수 있다.

LG전자는 완성된 맥주의 별도 보관 수요에 대비해 2L 용량 전용 스테인리스 보관용기 'LG 홈브루 보틀'(6만9900원)도 함께 선보였다. LG전자는 한국 출시에 이어 내년부터 해외시장에 홈브루를 판매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 커지는 자가 양조시장

LG전자는 신가전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김치냉장고' 시장을 열어젖힌 LG전자는 2011년 의류관리기, 2015년 의류건조기, 2019년 자가 맥주제조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치냉장고, 공기청정기, 건조기 시장은 삼성, 위니아딤채 등이 뛰어들며 이미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았다. '스타일러' 브랜드를 앞세운 의류관리기 시장도 지난해 30만대에서 올해 45만대까지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지난해 신가전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는 집에서 직접 술을 만들어 마시는 '자가양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에 따르면 2002년 1개에 불과했던 국내 소규모 양조장은 현재 120~130개로 늘었다. 그만큼 다양한 맥주 맛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집에서 직접 맥주를 제조해 먹는 사람(홈브루어)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수제맥주 커뮤니티 '맥만동'(맥주 만들기 동호회)은 주세법이 개정된 2002년 이래 애호가들이 몰리며 현재 회원수만 3만8000명에 달한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차별화된 생활가전 기술로 탄생한 LG 홈브루는 최고의 원료로 갓 뽑아낸 나만의 맥주를 집에서 즐기는 특별한 즐거움을 소비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