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이탈리아에 3년간 31억 달러 투자계획 밝혀
미·중 무역전쟁 속에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이탈리아에 향후 3년간 31억 달러(약 3조5천4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은 15일(현지시간) 화웨이 이탈리아지사 최고경영자인 먀오샤오양(繆曉陽·토마스 먀오)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먀오샤오양은 구체적으로 "물품 구매에 19억 달러(약 2조2천372억원), 운용 및 마케팅에 12억 달러(약 1조4천130억원), 연구개발(R&D)에 5천200만 달러(약 612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투자로 직접적으로 1천명의 고용이 창출될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일자리 2천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투자 발표는 화웨이가 미국의 견제 속에 유럽 내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강화를 기대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3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초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하기도 했다.

먀오샤오양은 "이탈리아 정부의 정책은 개방적이고 투명하다"면서 "미·중 간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화웨이는 8일 5G 이동통신망 시장 진출을 조건으로 폴란드에 30억 즈워티(약 9천330억원) 투자를 제시한 바 있다.

화웨이 폴란드지사 측은 당시 "향후 5년간 폴란드에서 물품 구매로 거의 30억 즈워티를 쓸 계획"이라면서도 "화웨이는 폴란드에서 투자하며 발전하고 싶지만, 이러한 투자는 사업적 관점에서 타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폴란드 5G 통신장비 시장 진출 여부가 투자 규모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단서를 단 것이다.

지난달 12일에는 류샤오밍(劉曉明) 영국 주재 중국대사가 공영 BBC 방송에 출연해 영국이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를 배제하면 중국 기업의 영국 투자가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모나코는 지난 9일 유럽 최초로 화웨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5G 이동통신망 전면 서비스에 들어갔다.

한편 화웨이가 미국 내 R&D(연구개발) 지사 퓨처웨이(Futurewei) 소속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와 관련, 먀오샤오양이 이러한 내용을 인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