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라인드 빙상복 세계시장서 돌풍…100% '메이드 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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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산업은 없다
(2) '한국의 나이키' 꿈꾸는 애플라인드
OEM 공장하다 브랜드 창업
국내서 생산해도 경쟁력 충분
(2) '한국의 나이키' 꿈꾸는 애플라인드
OEM 공장하다 브랜드 창업
국내서 생산해도 경쟁력 충분
김윤수 애플라인드 대표는 1991년 섬유산업에 뛰어들었다. 다니던 무역회사를 나와 스포츠 브랜드에 의류를 납품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세웠다. 인건비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신흥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타이틀리스트, 먼싱웨어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 의류를 납품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한계가 보였다. 패션 브랜드는 갈수록 버거운 납품단가를 요구했다. 낮은 인건비를 좇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 케냐까지 밀려나갔다. 김 대표는 “값싼 노동력을 찾아 헤매는 것도 결국 남(패션 브랜드)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용 절감 경쟁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자신의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선수가 먼저 알아본 기능성 의류
애플라인드는 김 대표가 2007년 창업한 스포츠 의류 브랜드다. 브랜드 이름은 사과껍질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에서 따왔다. 사과껍질이 온도와 수분을 조절해 과육을 지키듯 얇은 소재를 활용해 체온 등 신체 조건을 최고로 유지할 수 있는 스포츠 의류를 생산하겠다는 의미다.
옷의 안쪽 면은 땀을 흡수하고 바깥쪽 면은 물을 튕겨내는 드라이큐브 원단으로 제조한 의류가 대표 제품이다. 숨구멍이 있는 얇은 기능성 원단을 앞뒤로 코팅해 가공하는 기술을 애플라인드가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옷에 물이나 음료가 떨어져도 묻지 않는다. 김 대표는 “땀이 많이 나도 몸에 붙지 않으면서 가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기능은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먼저 알아봤다. 모태범(빙상) 양학선(체조) 기보배(양궁) 안선주(골프) 등 유명 선수들은 경기 때마다 애플라인드 옷을 입는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선 헝가리 국가대표 빙상팀 선수들이 애플라인드 빙상복을 입고 남자 계주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김 대표는 “선수용 빙상복 제작 기술을 갖춘 곳은 세계적으로 네덜란드 기업들과 한국에선 애플라인드뿐”이라며 “국내외 빙상선수들의 피드백을 받아 근육 부위별 압박 정도를 달리 해 빙상복을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의류 100% 국내 생산
애플라인드는 섬유 가공, 봉제 등 의류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한다. 섬유·패션기업들이 한국에선 더 이상 사업하기 어렵다고 판단, 저렴한 인건비를 좇아 신흥국으로 터전을 옮기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김 대표는 “선진국이 우리에게 섬유산업을 물려줬듯 단순 기술은 신흥국에 넘겨주는 게 순리”라며 “우리는 고기능성 제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라인드가 의류를 100% 국내에서 생산하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채택한 방식이 ‘연합생산 시스템’이다. 국내 섬유공장은 대부분 종업원 10인 미만의 영세한 업체들이다. 김 대표는 “큰 공장은 노는 손이 많지만 작은 공장은 유기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며 “중국에선 1000명이 해야 할 일을 한국에선 600명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애플라인드는 경기 의정부 동두천 성남 부천 등 수도권 곳곳에 퍼져 있는 소규모 공장을 유기적으로 묶어 하나의 공장처럼 운영한다. 이를 위해 2016년 강원 원주에 110억원을 투자해 복합센터를 지었다. 연구개발(R&D) 봉제 검품 물류 등 의류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공장이다. 김 대표는 “공장마다 바지, 셔츠 등 품목과 원단별로도 각기 특기가 다르다”며 “해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샘플이 나오기까지 10일~2주가 걸리지만 한국에서는 3일 안에 샘플을 만들고 바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를 넘어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해외 브랜드처럼 종합 스포츠용품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애플라인드는 지난해 세계 2대 스케이트 날(블레이드) 브랜드인 네덜란드 메이플을 인수했다. 메이플은 바이킹과 함께 글로벌 스케이트 날 시장을 양분하는 기업이다. 김 대표는 “다음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메이플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20여 개 국가로 수출이 본격화되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케이트 날과 함께 부츠 헬멧 등 스포츠 액세서리와 장비까지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하지만 한계가 보였다. 패션 브랜드는 갈수록 버거운 납품단가를 요구했다. 낮은 인건비를 좇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 케냐까지 밀려나갔다. 김 대표는 “값싼 노동력을 찾아 헤매는 것도 결국 남(패션 브랜드)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용 절감 경쟁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자신의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선수가 먼저 알아본 기능성 의류
애플라인드는 김 대표가 2007년 창업한 스포츠 의류 브랜드다. 브랜드 이름은 사과껍질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에서 따왔다. 사과껍질이 온도와 수분을 조절해 과육을 지키듯 얇은 소재를 활용해 체온 등 신체 조건을 최고로 유지할 수 있는 스포츠 의류를 생산하겠다는 의미다.
옷의 안쪽 면은 땀을 흡수하고 바깥쪽 면은 물을 튕겨내는 드라이큐브 원단으로 제조한 의류가 대표 제품이다. 숨구멍이 있는 얇은 기능성 원단을 앞뒤로 코팅해 가공하는 기술을 애플라인드가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옷에 물이나 음료가 떨어져도 묻지 않는다. 김 대표는 “땀이 많이 나도 몸에 붙지 않으면서 가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기능은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먼저 알아봤다. 모태범(빙상) 양학선(체조) 기보배(양궁) 안선주(골프) 등 유명 선수들은 경기 때마다 애플라인드 옷을 입는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선 헝가리 국가대표 빙상팀 선수들이 애플라인드 빙상복을 입고 남자 계주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김 대표는 “선수용 빙상복 제작 기술을 갖춘 곳은 세계적으로 네덜란드 기업들과 한국에선 애플라인드뿐”이라며 “국내외 빙상선수들의 피드백을 받아 근육 부위별 압박 정도를 달리 해 빙상복을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의류 100% 국내 생산
애플라인드는 섬유 가공, 봉제 등 의류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한다. 섬유·패션기업들이 한국에선 더 이상 사업하기 어렵다고 판단, 저렴한 인건비를 좇아 신흥국으로 터전을 옮기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김 대표는 “선진국이 우리에게 섬유산업을 물려줬듯 단순 기술은 신흥국에 넘겨주는 게 순리”라며 “우리는 고기능성 제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라인드가 의류를 100% 국내에서 생산하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채택한 방식이 ‘연합생산 시스템’이다. 국내 섬유공장은 대부분 종업원 10인 미만의 영세한 업체들이다. 김 대표는 “큰 공장은 노는 손이 많지만 작은 공장은 유기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며 “중국에선 1000명이 해야 할 일을 한국에선 600명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애플라인드는 경기 의정부 동두천 성남 부천 등 수도권 곳곳에 퍼져 있는 소규모 공장을 유기적으로 묶어 하나의 공장처럼 운영한다. 이를 위해 2016년 강원 원주에 110억원을 투자해 복합센터를 지었다. 연구개발(R&D) 봉제 검품 물류 등 의류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공장이다. 김 대표는 “공장마다 바지, 셔츠 등 품목과 원단별로도 각기 특기가 다르다”며 “해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샘플이 나오기까지 10일~2주가 걸리지만 한국에서는 3일 안에 샘플을 만들고 바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를 넘어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해외 브랜드처럼 종합 스포츠용품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애플라인드는 지난해 세계 2대 스케이트 날(블레이드) 브랜드인 네덜란드 메이플을 인수했다. 메이플은 바이킹과 함께 글로벌 스케이트 날 시장을 양분하는 기업이다. 김 대표는 “다음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메이플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20여 개 국가로 수출이 본격화되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케이트 날과 함께 부츠 헬멧 등 스포츠 액세서리와 장비까지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