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포동 새 아파트(전용면적 84㎡)가 사상 처음으로 20억원대에 실거래됐다. 인근 대치동 아파트가 준공 10년 이상 구축 단지가 되면서 매매값이 개포동 새 아파트값에 밀리기 시작했다.
'새 아파트' 개포동, 전용 84㎡ 20억원 시대 열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28층)가 지난 5월 2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개포동에서 전용 84㎡가 20억원대에 실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포동 잠원동 대치동 삼성동 청담동 등에 이어 개포동도 20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같은 주택형의 호가는 현재 21억~22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호가가 1억원가량 올랐다”며 “최근 반포동에서 온 매수자가 전용 84㎡를 23억원에 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집주인들이 23억원 아래 매물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동 내 첫 재건축 단지인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올해 2월 입주를 시작했다. 2016년 일반분양 당시 분양가격(전용 84㎡ 기준)은 12억~14억원대였다. 최초 분양가보다 8억원 가까이 가격이 오른 셈이다.

'새 아파트' 개포동, 전용 84㎡ 20억원 시대 열었다
대치동 구축 아파트는 올해 18억~19억원대에 실거래됐다. ‘도곡렉슬’(2006년 입주) 전용 84㎡는 지난 5월 19억7000만원에 실거래됐고, ‘대치아이파크’(2007년 입주) 전용 84㎡는 같은 달 18억5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호가는 20억~21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최근 신축한 단지는 커뮤니티 시설이 다양하고, 미세먼지 정화시스템 등 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살아보니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입지 가치보다 건물 가치를 우선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준공 예정인 개포동의 또 다른 새 아파트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전용 84㎡의 호가는 23억~24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 단지는 전철역(분당선 개포역) 역세권인 데다 중심상업지역과 가까워 래미안블레스티지보다 입지가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개포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일원동 새 아파트 실거래가도 2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일원동 ‘래미안개포루체하임’ 전용 84㎡가 지난달 19억4500만원(7층)에 실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20억5000만원에서 22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