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재외공관 등 추천서 필수
4년간 134명 학생 장학 혜택
"親韓 인사 육성…국익에 도움"
한국외국어대 IDS(International Diplomatic Scholarship) 프로그램 장학생인 에르코 엘블라우스 한국외대 국제학부 학생(24)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에스토니아와 한국은 아직 외교적, 상업적 교류가 미미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IDS는 한국외대의 독특한 외국인 입학 전형 프로그램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대학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총 14만2205명으로, 대부분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입학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시작한 한국외대의 IDS 전형은 유학생을 검증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IDS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주한 외국대사관, 재외공관, 재외한국교육원의 기관장 추천서를 받아야 입학할 수 있다. 국가당 IDS 프로그램으로 입학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3명으로 제한된다.
오종진 한국외대 국제교류처장은 “각국 정부로부터 검증 과정을 거치는 데다 제한된 추천을 받아 선발된 인원인 만큼 장기적으로 각국 지도층에 오를 우수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학교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IDS 과정 학생들에게 입학과 동시에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입학금 역시 면제된다. 학점 평균이 B등급 이상이라면 졸업할 때까지 장학 혜택이 유지된다. 2015년부터 2019년 7월까지 알제리, 우즈베키스탄 등 총 42개국 134명의 학생이 IDS 장학 혜택을 받았다.
오 처장은 “각국을 대표하는 학생들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은 장기적으로 한국외대의 대외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광복 직후 산업화 시대까지 미국이 조건 없이 한국인 유학생을 받으면서 국내에 친미 인사가 확산되고 학문이 발전하지 않았느냐”며 “IDS 프로그램도 지한, 친한 인사를 육성해 한국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경제신문이 만난 IDS 장학생 역시 졸업 이후에도 한국 관련 업무를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안젤리나 살와 씨(22)는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산업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한국과 중동을 매개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리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르완다에서 온 위니 우무토니 씨(30)는 “르완다는 물론 아프리카 전역엔 한국 기업이 많다”며 “졸업 직후 르완다로 건너가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한국 기업 및 정부와의 관계를 발전적으로 이끌어가고 싶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