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장기화 땐 개발 지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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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북부 유휴부지 개발사업은 서울 봉래동2가 122 일대의 3만1920㎡에 달하는 철도 유휴용지에 컨벤션·호텔·오피스·문화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1조4000억원 규모로 ‘강북판 코엑스’로 불리며 이목을 끌었다. 입찰경쟁에서 메리츠 컨소시엄(메리츠종금·화재, STX, 롯데건설, 기타)이 가장 많은 입찰가 9000억원을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코레일은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메리츠 컨소시엄을 입찰에서 탈락시켰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 의결권 주식 20% 이상을 소유하려면 금융위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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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은 이 같은 주장에 해명 자료를 내고 “50일의 기한을 두고 금융위 승인을 받도록 요청했으나 메리츠 컨소시엄은 승인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며 “사업 공모지침에도 SPC를 설립할 경우 사업신청서에 명시한 지분율과 동일한 지분율을 보유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과 메리츠 컨소시엄 간 소송이 길어지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레일 고위관계자는 “입찰금액을 2000억원을 높게 써낸 회사를 아무 이유 없이 입찰에서 떨어뜨릴 수는 없다”며 “가처분신청이 나오기 전까지 사업을 보류해야 하는 데다 가처분신청 결과에 따라 사업 방향이 완전히 틀어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양길성/최진석 기자 vertigo@hankyung.com